뚜벅뚜벅 걸어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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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걸어간다면
  • 한학수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0.10.17 08:3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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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과정에서 작은 일, 궂은일은 그다지 생색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때가 되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거다. 한 사람이 먼저 가고,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된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해석하고 실마리를 찾아 조합하고 재창조하는 능력은 창의성, 어떤 분야에서 평균 이상의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능력은 천재성에 가깝다. 사람들이 빌 게이츠에게 “당신에게 제일 두려운 상대는 누구인가?”라고 물었을 때 빌 게이츠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골방에서 가상을 꿈꾸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한 일화의 함의는 깊다.

우리가 꿈과 현실 가운데 선택의 기로에 서면 자신의 마음을 잘 살펴야 한다.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서다. 먼 길을 떠나는 자가 가장 먼저 할 일도 불필요한 짐을 내려놓는 거다. 1807년, 피히테교수는 베를린 대학에서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강연을 했다. “절망의 시대에 공장 몇 개 짓고 경제를 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정신이고 꿈입니다.” 피히테 교수의 강연에 담긴 핵심 스토리는 독일 청년들에게 ‘꿈을 갖게 하는 것’이었다. 결국 그 정신은 독일이 폐허를 딛고 강대국의 반열에 오르게 한 동력이 된다. 

세상, 현상은 다채롭고 복잡하지만 의외로 본질은 단순하다. 현상을 제치고 본질을 기반으로 세상을 보는 관점이 ‘통찰적 시각’이다. 세상을 바꾸는 공부는 거의 절반은 미쳐야 이룰 수 있다. 정상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집착이 생겨야한다는 거다. 계란대신 시계를 삶았다거나, 고개를 드니 머리가 하얗게 세었다는 일화처럼 시간과 공간의 경계조차 넘나든다. 기회는 늘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섬광처럼 왔다가 간다. 섬광 같은 순간의 기회를 잡느냐 놓치느냐는 온전히 자신의 선택인 거다. 사람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에는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길을 찾아나서는 거다. 변화가 큰 물줄기를 바꿀 때 그 맥을 짚어 바른 자리에 서는 것, 패러다임 시프트를 파악한 사람은 리더가 되고 과거의 물줄기를 타고 가는 사람은 낙오자가 되는 거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 최소한의 침묵과 사색을 통해 나 자신을 관찰하고 바로잡는 시간도 필요하다. 

징기스칸은 ‘성을 쌓는 자는 망한다’고 했다. 유목민이 그 자리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또 다른 꿈으로 이동하지 않고 안이함과 타성에 젖는 것,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꿈을 이루는 방법은 오로지 실천뿐이다. 어떤 태도를 지녔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져서다. 절망을 겪어본 사람이 타인의 절망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희망은 절망의 끝에서 자라난다. 남들이 축제를 벌일 때 부단히 내 밭을 갈아야 하는 거다. 사람의 재능과 불꽃, 그 창의성이 빛을 발하는 시대다.

가치지향적인 목표를 달성하자면, 내가 가는 모든 과정이 가치에 합당해야 한다. 마키야벨리는《군주론》에서 운명에 순응하지 말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자유의지를 내세우고, 여건이 어렵다고 해서 그것에 복종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운명을 개척하라고 말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서 꽝 하고 부닥치는 충동과 자신감, 바로 열정이어야 하는 거다. 

시간이 흘러도 식상하지 않고 색이 변하지 않아 영구적인 가치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의 대상이다. ‘간절한 것은 손에 넣지 않는 것’이라는 행복의 공식에 동의한다면 삶의 계획된 과정을 위해서 줄곧 애쓰는 과정이어야 하는 거다. 인생에서 자신을 연출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우리는 늘 두근거리는 시작 앞에 서있다.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한학수 <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 칼럼·독자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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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8 22:13:16
안주하지 않는 삶, 패러다임 시프트를 파악하는 사람 와닿네요~

청운 2020-10-19 16:10:13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김용준 2020-10-28 14:49:58
精神一到何事不成(정신일도하사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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