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해야 할 권리, 시작 앞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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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해야 할 권리, 시작 앞에 서다
  • 한학수 칼럼위원
  • 승인 2019.05.16 09: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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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헌법 제119조 2항에 규정하고 있다. 사적인 소유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를 통한 삶의 행복 추구는 상당히 필연적인 측면이 있다. 문 정부 출범 2년이 지난 시점에서 대통령이나 정부의 발표에 반(反)하여 민생은 참담하다. 소득 하위 계층의 근로소득이 곤두박질치고 자영업자의 볼멘소리가 크다. 원전을 대체한다는 태양광이나 재생에너지의 효율성이 곱절 떨어진다는 데도 고수할 태세다. 생활고로 민심이반 또한 심각한 지경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약 94%나 되는 에너지 과소비 국가다. 따라서 국가와 국민에게 유리한 에너지계획안 수립은 절체절명의 문제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기업 활동의 전제는 구성원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에 고용과 투자의 기회를 제공하며 함께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다. 국가가 번성하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으려면, 국가는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 기술 혁신과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서 성장률을 끌어올려 무한경쟁에서 이겨내야 한다. 뭇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또는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경제적 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각자의 이익 증대를 위한 경제 활동이 자본주의 사회의 합리적인 효율성을 낳는다.’는 주장은 지금껏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지탱해 온 논리였다. 경쟁사회에서 결과불평등은 인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지만, 과정의 공정성은 경기 자체가 지속될 수 있게 하는 데 더없이 중요한 원칙이다. ‘장밋빛 미래’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개척하고 선택하지 않으면 요원하다. 지자체가 현금복지 정책을 펴고, 여당이 선심예산을 편성하며, 국가가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으니 ‘잿빛 미래’가 스멀스멀 엄습해 올 수도 있다.

역사발전의 방향성은 자본과 권력이 주도한다. 시대의 의제를 제시하고 생산수단이나 발전의 중심축을 형성한다. 경쟁을 통한 효율 추구가 주요한 삶의 방식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각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합리적인 이기주의다. 자본을 바탕으로 한 경쟁이 우위를 보이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경쟁을 통한 성장은 기술 혁신과 창의적인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단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질 토대 구축이 필요하다. 세상사가 큰 획을 그을 때 그 맥을 제대로 짚어 올바른 자리에 서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패러다임을 잘 읽는 사람은 리더가 되고 과거의 줄기에 얽매는 사람은 때늦은 후회로 산다. 미래를 주도할 인재는 사람이 만드는 부가가치를 이해하고 사회변화에 유연하며 그것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예비하는 자다. 과거에는 똑똑한 사람의 리더십이 중요했다면, 현대에는 대중의 팔로우십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도덕과 종교 등 정신적인 가치가 있던 자리에 물질적 풍요가 파고든다. 심리학자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주로 ‘태도’에서 찾는다. 태도는 재주보다 중요하다. 히르슈하우젠도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에서 “행복을 탐색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찾아서 손에 넣는다는 보장은 없다. 탐색은 평생토록 계속된다”라고 설파했다. 지금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은 현실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비탄보다, 문제 인식 후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결의와 공분이 요구된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이 시장경제를 병들게 하고 소유를 통한 자기 속박을 부추길 수 있다. 혹자는 ‘갈망하되 얻지 말라’고 한다. 인간의 행복은 소유의 삶보다는 존재의 삶이 우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 올리버 골드스미스는 “우리 인생의 영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 마다 다시 일어나는 데 있다.”고 천명했다. 숙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간의 존엄성이며, 위대함이 아닐까.

한학수 <청운대 방송영화영상학과 교수·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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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환 2019-05-16 15:44:18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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