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서…
아울러 무슨 나무를 심으면 좋으냐는 물음에는 나무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유행하는 수종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사랑받는 수종으로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왕벗나무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속성수로 각광받고 있는 목백합나무(튤립나무), 이팝나무, 산딸나무 등이 있으며 친환경수로써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나무류 이외에도 산림수종이 7000여종에 달하여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자연의 원래 상태로 원상회복시켜 줌과 동시에 새로운 예술창조에 사용되는 모든 수목들을 규격에 맞게 정성껏 키워놓으면 없어서 못 파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기술부족과 재배 방법 등에 대해서 모르는 부분이 많아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해결방안으로는 전문서적을 통하여 기술을 익힌다든지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해서 배우고 익혀 각종 수목들을 상품(上品)으로 길러낸다면 논농사나 밭농사를 짓는 것보다 몇 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논농사나 밭농사를 지어봐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시국(時局) 탓만 할 게 아니라, 이 어려운 시국을 당당히 헤쳐 나갈 혜안(慧眼)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자.
작년에는 상수리와 도토리나무 묘목을 만 여주 심었는데, 듣는 사람마다 누가 조경수로 도토리를 심느냐며 깜짝 놀라 묻는다.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는 나무도 규격화되고 필요로 하는 수종과 수량을 생산하여 농촌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생산은 조합원이나 농부가 하지만, 판매는 산림 조합(山林 組合)에서 발 벗고 나서서 기술지도와 판매까지 힘써준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가오는 봄엔 새로운 잎과 아름다운 꽃이 피는 나무를 심어보리라. 할아버지가 심어 놓았던 꽃과 나무들을 이 나이가 되도록 실컷 보았으니, 이제는 내가 심어 여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꽃도 피고 그늘도 드리우는 나무를 심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