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가축분뇨 하루 평균 3228t 배출
공공처리장 등 최신시설 도입 및 군민의식전환 절실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기르는 가축은 1,187만 마리. 이중 돼지 사육두수가 938만 마리로 가장 많고 한우 202만 마리, 젖소 46만 마리 등이다. 지난 2001년 전국 가축 사육두수는 1,067만 마리로 그동안 10% 이상 증가했다.
또한 홍성군의 경우 지난 2001년 39만37마리에서 돼지가 35만6,277마리로 전체가축의 91%를 육박했다. 이후 지난 6월말 기준으로 홍성군의 가축 사육수가 51만4,386마리로 6년전에 비해 12만4,349마리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가축에서 발생하는 분뇨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처럼 증가하는 가축분뇨에 대한 시설은 극히 미비한 실정이다.
대규모 돼지 사육장이 몰려있는 홍성군을 비롯한 경기도 이천·포천지역 주민들은 연중 밤낮으로 가축 분뇨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참기 어려울 정도다. 경기도 이천의 한 돼지 사육장 주변 쌓여 있는 가축 분뇨가 발효하면서 뿜어내는 열기로 주변 온도가 올라가 겨울인데도 모기들이 활동을 접지 않아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가축 분뇨 연간 전국평균 하루 13만1천톤 발생
가축들이 내놓는 분뇨는 하루 13만1천t에 이른다. 돼지 사육두수가 많기 때문에 10t트럭 1만 3천대가 수거해야 하는 양이다. 이는 양 자체가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일반 폐기물과 달리 고체와 액체가 섞여 있는 데다 유기물이 발효되기 때문에 냄새가 나고 저장에 한계가 따르는 맹점을 갖고 있다.
이렇다 보니 같은 농촌 지역이라도 축산 농가와 경작(耕作)농가 간 마찰이 일어나기도 한다. 화학비료 사용에 익숙한 논밭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양돈업자들의 분뇨 처리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양돈 농가와 같은 마을에 사는 이모씨는 “돼지 사육장에서 나는 냄새가 코를 찌르지만 이웃이라 내놓고 얘기도 못한다”며 “가축 분뇨를 획기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묘안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가축 분뇨는 농가 자체적으로 퇴비를 만들거나, 정화처리, 해양배출로 처리하고 있다. 한우·닭 사육장에서 나온 분뇨는 농가에서 쉽게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처리에 큰 문제가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돼지 분뇨는 액체가 많아 처리가 곤란해 극소량만 퇴비나 액체 비료(액비)로 만들어 사용하고 대부분 공공처리(하수처리장 정화 처리)로 보내거나 바다에 버리고 있다.
특히 가축분뇨의 처리는 13만 1천t 가운데 82%에 해당하는 10만t은 축산농가가 퇴비·액체비료 등으로 자체 처리하고 있다. 또한 5.8%는 공공처리하고 5.4%는 바다에 버리며 6.8%는 퇴비공장에서 처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처리 방법도 2012년부터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될 계획이어서 분뇨 처리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다에 버리거나 공공처리 하는 양의 95%는 돼지 분뇨가 차지한다.
환경부는“가축 분뇨 처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해양투기가 금지되는 2012년부터 양돈 농가는 문을 닫아야 할 위기 봉착할 수 있다”며 “이에 분뇨 자원화 이용을 늘리고는 있지만 시설이 한정되어 자원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바다에 버리지 못하는 분뇨는 퇴·액비로 처리하거나 공공처리 할 수밖에 없다. 가축 분뇨는 일반 생활하수와 비교해 처리 비용과 바다에 버리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가능하면 퇴비·액비로 만들어 자원화 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
그러나 분뇨 자원화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다.
홍성군 축산과 관계자는 “자원화 시설이 들어서는 주변 지역에 악취가 발생할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시설초기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며 “자원화 시설이야말로 분뇨를 환경적으로 처리하고 처리비용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돼지 1천마리를 키울 때 나오는 분뇨 가운데 농가에서 바로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빼고 나면 1주일에 20t 정도가 쌓인다. 이를 바다에 버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홍성군의 경우 t당 3만1천원이다. 그러나 이를 액비공장으로 보내는 비용은 1만원이면 된다.
수십년을 홍성에서 양돈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자원화 시설을 이용하면 처리 비용을 줄이고 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홍성군 1일 가축분뇨 3,228톤 발생
홍성군의 가축분뇨 역시 적은량이 아니다. 한우, 돼지, 젖소 등 51만4,386마리에서 배출되는 1일 분뇨가 3,228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곳은 결성면 소재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장 1곳을 비롯해 공장형 퇴비장 3곳, 액비 유통센터 2개소, 액비저장소 124기가 전부여서 추가 시설확충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군내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의 처리량은 돼지의 경우 2,297톤 중 축분비료공장에서 164톤(7.1%), 공공처리장 151톤(6.6%), 정화방류 1,197톤(52.1%), 퇴비 488톤(21.3%), 액비 85톤(3.7%), 해양배출 212톤(9.2%) 등으로 처리되고 있다.
반면 한우나 젖소는 각각 715톤과 216톤이 발생되어 전량 퇴비로 사용 및 반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 배출되는 분뇨 대부분이 돼지의 분뇨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환경부·농림부, 4천억 투자 공동처리시설 확충
환경부와 농림부는 2012년까지 4천억원을 투자해 공공 및 공동처리시설을 크게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대규모 사육 농가는 자체 처리시설을 갖추고 중소 규모 축산 농가는 하루 처리 용량을 1만t에서 2만 6천t으로 늘려 분뇨 처리 난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공공처리시설은 홍성군 등 돼지 사육이 많은 지역에 우선 투자될 전망이다.
또한 자원화 시설도 확충한다. 2011년까지 공동 자원화 시설 70개를 설치, 하루 7천t의 분뇨를 퇴·액비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고속발효기를 이용, 2개월 안에 분뇨를 완전히 숙성 발효시켜 6개월 이상 저장할 수 있는 저장조 구비 요건을 2개월 저장조로 단축하는 등 액비 생산 시설 기준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홍성군 역시 대규모 공공처리장 신설이 가장 효율적이나 민원발생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예상하여 기존의 결성공공처리장 가동율을 현재의 70%에서 내년까지 100%로 맞추고 이와 함께 현재 150톤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205톤 처리시설로 확충하는 것에 중점을 맞추어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소규모 공공처리장과 개별 농가 처리시설 지원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성과 여주의 가축분뇨 처리공장
홍성군 결성면 소재의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찾아갔다.
결성면과 갈산면의 중간쯤에 한적한 외진 곳에 위치한 공공처리시설은 밖에서 얼핏 보아도 10여년은 족히 지난듯해 보였다.
실제로 안을 돌아보니 시설들이 여주의 액비 공장에 비해 많이 낡은 모습들이었다.
또한 가동율 조차 현재 70%에 머무르고 있어 조속한 보완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또한 이곳에서는 여주의 액비 공장과는 다른 퇴비를 생상하고 있는 곳으로 분뇨 냄새도 여주에 비해 많이 났다.
반면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당산리 일원에 위치한 여주 가축분뇨 액비 자원화 시설은 양돈 농가에서 나온 분뇨로 액비를 만드는 공장이다.
처음에 냄새가 진동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코를 막고 접근했지만 예상 밖으로 냄새가 심하지 않았다. 이는 수차례의 첨단 시설의 단계를 거치면서 분뇨의 악취가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곳은 돼지 분뇨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 지자체 환경 담당 공무원과 양돈 조합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이 시설은 여주시가 아닌 여주 양돈협회 영농조합법인이 지난 1월부터 운영하면서 하루에 분뇨 55t을 처리하고 있다. 처리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분뇨는 양돈 농가에서 1차로 고체·액체를 분리한 뒤 전용 대형 트럭으로 수거하고 공장에 들어온 분뇨는 2차 고액 분리기를 거친다. 이 과정에서 고체는 바로 퇴비 공장으로 보내고 액체는 2천t 규모의 대형 탱크 5개가 설치된 대형 액비 저장조로 옮겨진다.
분뇨는 5개의 탱크를 단계적으로 거치면서 숙성 발효된다. 1차 탱크에서는 분뇨에 공기를 불어넣어 분뇨에 들어있는 유기물질을 아래위로 섞이게 하면서 미생물의 발효를 돕는다.
탱크는 자체 발효열 때문에 뜨끈뜨끈했다. 이 과정 까지는 냄새가 났다.
하지만 2단계 탱크에서 거품이 줄고 잔잔해 지면서 냄새가 줄기 시작했다. 이후 3,4단계 탱크를 거치면서 분뇨는 액체비료로 만들어져 겉으로 보아 맑은 간장처럼 보였다.
이처럼 완전히 발효된 이후에는 냄새도 거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5단계 탱크는 액비를 저장하는 곳이다. 1∼4단계를 거치는 기간은 2개월. 보통 분뇨를 완전 발효하기까지는 6개월 정도 걸리지만 이곳에서는 고속 발효기를 이용해 2개월로 단축시킨 것이다.
이처럼 발효된 액비는 주변 농가에 보급된다.
액비를 사용하고 있는 한 농가에서는 “고구마·마밭에 뿌렸는데 뿌리가 많이 달리고 당도도 높았다”며 “비료 값도 절감돼 내년에는 논에도 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을 정부에서 적극 장려하고 있는 것과 아울러 홍성군도 적극 이를 유치하고 최신시설의 공공처리장 등에 대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한편 홍성군 관계자는 “기존의 공공처리장을 좀 더 활성화 시킬 계획”이라며 “이에 앞서 군민들의 이런 시설들에 대한 의식전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단위 축산 단지인 홍성군의 명품화로 나가는 지름길은 바로 이런 가축분뇨의 자원화 시설에서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