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온 고향 사랑, 이제는 제 몫이죠”
게이트볼장 부지 쾌척한 박필수 서부면우체국장
2012-03-22 최선경 편집국장
지난해 가을, 서부면 1000여명 노인들의 오랜 숙원 사업인 게이트볼장 조성을 위해 서부면 박필수 우체국장이 본인 토지 726㎡(220평)를 게이트볼장 부지로 사용해 달라며 쾌척했다.
군에서는 서부면 이호리 287-4 외 1필지에 편입 면적 726㎡, 1코트(15m×20m) 및 부속시설로는 사무실, 창고, 화장실을 갖춘 전천후 게이트볼장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워 박필수 국장에게 전달했으며 올해 안에 완공을 목표로 예산을 마련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국장은 서부 출신으로 조상 대대로 고향을 지키며 살아왔다.
“우체국 옆에 놓인 송덕비를 지나다 보면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지으시던 온화한 미소가 생각납니다. 마을 회관을 지을 당시, 할아버지께서 선뜻 자신의 부지를 내놓으셨어요. 그 당시,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으면 만나는 사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인사하느라 고개가 아팠던 기억이 납니다”
박 국장의 할아버지 존함이 적힌 이 송덕비는 마을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공덕을 기리고자 세워준 것이었다. 얼마 전 돌아가신 박 국장의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선행을 베푸셨는데, 이제 그 든든한 기둥들이 모두 사라지고 박 국장 자신이 기둥이 되어 그 맥을 잇고 있었다.
노인들을 위한 체육관 조성 계획이 알려지자 마을 회관 어르신들의 감사 인사가 끊이지 않았다. 한동안 박필수 국장은 오가며 만나는 어르신들과 인사를 나누며 악수하기 바빴다.
평소 박 국장은 어린이재단 초록우산을 통해 작게나마 어려운 이웃을 후원하고 있었고, 평소 은덕을 베푸시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라 마을을 위한 봉사와 후원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부지 220평을 기증하겠다고 했을 때도 가족들은 누구 하나 말리지 않았고 모두 찬성했다. 이번 게이트볼장 조성 건의로 서부면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30%가 넘는 것을 감안할 때 노인 복지 및 삶의 질 향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란 전망이다.
건립하게 될 서부면 게이트볼장은 사계절 날씨와 상관없이 주·야간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 조성으로 어르신들의 건강생활 도모와 친목활동을 위한 운동장소로 활용할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봉사로 인해 우리 모두의 삶이 행복해지고, 삶의 질이 윤택해진다는 것은 나누고 베풀며 힘들 때 손을 내미는 우리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특권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과 나누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찬바람을 맞으며 가만히 송덕비에 손을 뻗는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손에서 느껴지던 따스함 대신 찬기운이 스며들겠지만 가슴만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듯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