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빛이 되는 물’로 생각해보자구요

아하생활기술협동조합 박용석 이사장

2020-10-17     이잎새 기자
빗물저금통이

치수사업을 통해 수도세 절감 방안 도출하고파
‘빗물저금통’활용, 홍동파출소 등에 수도공급 진행

 

빗물하면 아마 다 맞으면 탈모를 유발하는 산성비에, 수질이 좋지 않다는 등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필자도 비 오는 날을 극도로 싫어해 이슬비만 내려도 즉각 우산을 펼치곤 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빗물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수자원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고, 홍동면 마을활력소에서 아하생활기술협동조합 박용석 이사장도 ‘빗물저금통’이라는 빗물을 담아 농업용수 등 다방면으로 활용하는 물탱크를 보급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충남 서부 지방은 가뭄을 자주 겪는 곳이에요. 원래 비가 내리면 땅에 스며들어 지하수로 축적이 되는데 아스팔트가 웬만한 도로엔 다 깔리게 되면서 더 이상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않고 지하수가 고갈되는 것이 그 원인이죠. 빗물은 특히나 농촌지역에선 토사를 흘러내리게 하고 강우는 농경지에 피해를 주기도 해 빗물자체가 재해요인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다른 측면에서 바라봤어요. 일단 처음에 구름에서부터 내린 비가 계속 산성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외국에선 빗물을 받아 농사에도 쓸 뿐더러 식수로도 사용한다고 하더라고요. 흥미가 생겼어요.”

박 이사장은 그 뒤로 본격적으로 연구에 들어가고, 2018년엔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홍동면 마을활력소를 거점으로 ‘빗물저금통’에 대한 설명회를 시작한 뒤 마을활력소, 홍동 파출소, 일반 가정집에 파란색 물탱크 모양의 빗물저금통을 설치했다. 실제로 현재 마을활력소의 여자화장실은 빗물저금통에 모은 빗물을 활용해 수도 공급을 실시 중에 있다.

 

홍동면

“시범사업 중 하나는 빗물저금통으로 모은 물을 축사 청소와 소에게 급수하는데 쓸 수 있게 하고 비닐하우스 내의 지하수 물탱크를 대체하는 것이 있는데. 사실 그동안 수도 공급은 대체로 전기로 작동하는 펌프를 써서 지하수와 댐의 물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거든요. 이 방식은 에너지의 소모가 너무 컸어요. 그런데 빗물은 자연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물이잖아요. 공급을 위해 힘을 쓸 필요가 없는 자연의 선물이에요.”

빗물저금통 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고, 끊임없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의 빗물사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도 있었고, 다소 지속성이 부족했다고 봐요. 저는 정말 열심히 연구해서 우선 가정집에서도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설치·작동 가능한 빗물저금통을 꼭 개발해내고 싶어요. 그리고 디자인도 좀 더 아이디어를 내보고 외국 등 다양한 사례들을 최대한 많이 찾아보며 미관상 좋은 빗물저금통을 만들어 보기 안좋다고 나무박스를 또 만들어 그 안에 빗물저금통을 넣느라 2차 비용이 나오게 하는 문제도 개선을 해나가려고요”라며 “환경은 물론이고 태양광 패널을 통해 전기세를 저감하듯이 수자원을 자급자족하는데 무리 없게끔 만들어보려고요. 저의 시도가 시작점이 돼 여러 곳에서도 이런 사업이 많이 진행됐으면 합니다”라고 그의 열정을 드러냈다.

 

마을활력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