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고가구·고미술품 전시장 문 열어

‘장안앤티크 장안고가구’ 전시장 해미 별마을에 문 열어 옛 선조들의 숨결, 진솔한 삶의 향기가 오롯이 피어나

2021-04-05     한기원 기자

옛 고향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이라면 집 안 구석구석에 놓여 있던 오래된 가구들을 어렵지 않게 기억 속에  떠올릴 것이다. 

한국적 미의식과 장인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고(古)미술품을 비롯한 전통 고가구를 소개하는 ‘장안앤티크 장안고가구’ 전시장이 문을 열었다.<사진> 서산 해미면 오학리 별마을에 100여 평 규모로 문을 연 이 전시장은 1만여 점에 달하는 주로 조선시대 전통 목가구 등 고가구를 전시하고 있어 벌써부터 주변지역에서 화제다. 

우리나라의 목가구는 조선시대 백자와 더불어 한국의 질박한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공예로 꼽히고 있다. 서양이나 중국의 가구들이 규격이 크고 장식적인 면이 강조된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고가구들은 실용성을 우선시했다. 작고 단순하면서도 자연적인 미의식을 지니고 있으며, 자연 환경이나 주택 구조 등 사회적 관습에 의한 영향으로 한국적인 독특한 조형 양식을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전통 목(木)가구는 실생활 공간과 조화되도록 제작돼 단순하며, 정선된 특유의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쇠못을 사용하지 않는 결구방법이나 자연이 지닌 나무의 결을 심미적 시각에서 활용한 점은 우리 고가구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이러한 전통 목 가구는 간결하고 순리적이며,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자연의 멋을 나타냈으며, 불필요한 장식을 피했다. 또 수직과 수평 공간의 비례를 적절하게 구성했으며, 주택의 규모와 실내 공간의 면적에 맞도록 가구의 특성과 기능을 감안, 목재를 분별해 만들어진 특색이 있다. 과거 좌식 생활양식과 작은 실내 공간의 영향으로 겉치레를 피하면서 실용적 가구로 발전했다.

특히 조선시대 유교적 전통은 신분과 성별에 따라 생활영역을 달리 형성해 주거공간에 따라 크게 안방가구, 사랑방가구, 주방가구로 분류할 수 있다. 여성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안방가구는 사랑방가구에 비해 화려하고 금구장식이 많으며 장, 농, 의걸이장, 머릿장, 문갑, 반닫이, 궤, 경대 등이 있다. 또한 학문을 중요시 한 선비들의 거처인 사랑방가구에는 서장, 사방탁자, 서안, 경상, 함, 고비 등이 주로 갖춰져 있다. 주방의 가구로는 부엌의 그릇을 수납하는 찬장, 찬탁 등과 소반, 뒤주 등이 있다.

전시장을 연 손근배 대표는 “생활 가구가 현대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전통 고가구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남아있는 예가 그리 많지 않고 수장 가구로서 그 자리가 축소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한국 고미술품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 그리고 우리 전통 고가구를 소개하는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됐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전시장을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학습 공간으로도 개방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041-668-150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