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천하대장군이 울고 있네

청암 이상선

2021-08-27     청암 이상선

칠갑산 장승골 천하대장군 우뚝 서있네
바쁜 걸음 길손잡고 눈물로 하소연 하네 
천년을 하루같이 험한 사랑 해왔는데 
마수에 홀렸는지 여장군이 토라졌네 
여장군 찾아 뵙고 까닭을 물었더니
귀와 코가 우람하여 겉만 보고 따라갔어 
겉만 보고 기대한 것 속으로는 유명무실
신령님 은총 입어 변강쇠 되었다면 
문고리 열어 놓고 오매불망 기다릴께
옹녀야 문열어라 대장군 들어간다

한발 가는 길에 지하여장군 만났네
무슨 사연 있는지 웃으며 손짓하네 
긴세월 투정 없이 많은사랑 펼쳤는데
옹녀에 잡혔는지 대장군 힘빠졌네 
대장군 앞에 두고 이유를 물었더니
너무 나도 정이들어 남모르게 도망했어
속만보고 탐했다가 제 생명 못 산다오
조상님 염려하사 제정신 되었다면
열두번 절을 받고 문을 열고 받아 줄게
변강쇠 들어와라 여장군 문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