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으로 여섯 명에 새 삶 선물한 故김대호 군

갑작스런 전동킥보드 사고로 의식불명 뇌사 판정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새 생명 잇는 문화”

2021-09-23     황희재 기자

광천중앙주유소를 운영하는 김주돈·주문순 부부의 장남 김대호 군(28·사진)이 6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김 군은 지난 13일 갑작스런 전동킥보드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치면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담당의사는 김 군이 회생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고, 과거 장기기증을 서약한 김 군의 동생들이 모친 주문순 씨에게 김 군의 장기기증 서약을 권유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부친 김주돈 씨와 의논을 하려던 중 김주돈 씨가 먼저 김 군의 장기기증 서약 의사를 밝혔다.

김 군의 안구, 심장, 폐, 간, 신장은 지난 15일 간절히 기증을 원했던 6명에게 나눠져 여전히 세상을 바라보고, 호흡하고, 힘차게 뛰고 있다.

김 군의 부친 김주돈 씨는 “강하게 키우고 싶은 마음에 엄했던 아빠를 잘 따라주고, 엇나가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마운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모친 주문순 씨 역시 “이제 전국에 6명의 대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너(대호)는 언제나 내 아들이고, 항상 사랑한다”고 전했다.

부부 사이에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군은 덕명초등학교, 광천중학교, 홍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내포신도시에서 거주하며 직장생활을 했다.

6명에게 새 삶을 선사하고 눈을 감은 김 군의 빈소에는 친구를 비롯해 선후배 등 많은 인파가 몰려 김 군을 추모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는 478명의 뇌사자가 장기를 기증했지만 4만 3000여 명에 달하는 이식 대기자 수에 비하면 기증자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기기증을 통한 생명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9월 두 번째 월요일부터 1주간 ‘생명나눔 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장기기증을 통한 고귀한 생명나눔을 실천해준 기증자와 유가족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새로운 생명을 잇는 장기기증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머니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