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합의금 ‘유용’ 상공인연합회 임원 횡령 혐의 기소
“합의금 5억5000만원 외 2억원 더 있었다” 개인용도로 은닉
홍성경찰서는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합의금 유용 사건과 관련된 홍성군상공인연합회 임원 2명에 대해 7일 최후 조사를 실시한 후, 8일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로부터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도 공개하지 않은 채 일부 임원 명의로 부지를 구입하는 등 홍성군상공인연합회의 의혹을 제기한 <본지 2012년 1월 19일자 보도> 기사 이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합의금이 공개된 5억5000만원 외에 추가로 2억원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홍성군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재무를 맡았던 김 씨와 이 씨는 지난해 같은 날 롯데마트로부터 회장 김 씨 명의로 된 각각의 다른 통장을 통해 5억5000만원은 물류센터 및 물류관련 지원기금으로, 2억원은 홍성재래시장·상점가·상인회 상권 지원기금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재래시장 등 상인을 위해 사용하도록 정해져 있는 2억원의 합의금 중 1억5000만원을 떼어 홍성사랑장학회에 기탁하고, 남은 5000만원과 다른 통장에 들어 있던 5억5000만원을 교묘히 섞어 돈세탁을 통해 마치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합의금이 5억5000만원이 전부인 것처럼 통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현금을 수표로 바꾸어 제3자의 통장에 입금하고, 이후 현금으로 직접 인출하거나 본인들의 통장으로 계좌이체하는 수법을 사용해, 돈의 출처나 내역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김 씨는 1억원, 이 씨는 1억 2000만원의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유용한 돈으로 김 씨는 자신의 거래처 물품 구입비로 결재하거나 대출금 이자 비용을 지급했으며, 이 씨는 남당리에 홍성한우 식당을 개업하기 위한 공사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판단되는 2억2000만원 가운데 경찰은 김 씨로부터 1억원을, 이 씨로부터 1억여원을 회수했으나, 이 가운데 이 씨가 사용한 2000만원은 아직 회수를 하지 못한 상태이다.
회수한 합의금 사용·관리, 논란거리
이 같은 경찰조사 결과에 대해 진정서를 접수한 홍성정기시장 김희태 회장은 “경찰로부터 정확한 보고를 받게 되면 임시총회를 소집해 토지 구입비로 들어간 4억원과 회수한 2억원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고 관리해야 할 것인지를 상인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홍성군상공인연합회 측은 현재 횡령에 연루된 임원을 제외한 나머지 회장들을 주축으로 새로운 회장들을 영입한 후 홍성군상공인연합회를 사단법인화하여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합의금을 계속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오는 10일 월례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홍성군내 대다수 상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홍성군상공인연합회라는 단체가 계속 존재해야 하는지, 회수한 합의금을 누가,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비치며, 기존의 홍성군상공인연합회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상공인연합회가 추진하겠다던 육가공사업이 무산되면서 S업체에 건넨 3500만원의 계약금 환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물류센터 설치사업이 무산되면서 (주)리산으로부터 2억원, 군으로부터 4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돼 있던 6억원의 사업비 지원이 결국 불투명해진 셈이 됐다.
또한 3명의 임원들 명의로 돼 있는 토지를 만약 현금으로 환수하고자 한다면, 되파는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결과적으로 상공인연합회 임원의 업무상횡령혐의가 입증되면서 상인들 간의 갈등과 불신은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로 남겨졌다.
한편 경찰은 본지 2월 8일자에서 제기한 홍성군상공인연합회가 군비를 지원받아 시행한 파라유 쇼핑몰 구축사업에 대해서도 의혹이 있어 추가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담당 수사관은 “파라유 홈페이지엔 사무실이 홍성읍 대교리 홍주쇼핑2층이라고 돼 있으나 현재 사무실 실체가 없으며, 자료상으로 존재하는 책상이나 사무기기 등의 물품과 고가의 컴퓨터·카메라 등의 집기류는 모두 어디에 있는지 추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업주체인 홍성군상공인연합회는 이미 군에 정산 자료를 보고하고 군에선 이상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만약 조사하여 문제가 발견되면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군의 책임 소재 추궁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