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추방운동가 정지열 선생 별세… 전 세계 ‘애도 물결’

석면피해구제법 제정 앞장서… 피해자 구제·지원활동 헌신 일본·홍콩·태국 등 아시아 곳곳 방문해 석면사용 금지 촉구 일본 석면 피해자·가족협회 추모 메시지 남기며 애도 표해

2022-02-10     한기원 기자
일본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 대표,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의회석면광산위원회 위원장이였던 정지열 선생이 지난달 28일 새벽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1943년 생인 정지열 위원장은 은하면 출신으로 지난 1957년 초등학교 졸업 후 인근 석면광산에서 1년간 일하며 발파된 석면을 옮기는 일을 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난 후부터 석면으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 2008년 석면폐, 2009년 위암, 2019년 석면폐암으로 악화됐다. 정 대표는 사망 직전까지 3년 동안 홍성과 수원을 수차례 오가며 항암 투병 생활을 해왔다.

석면피해구제법 제정에 앞장섰던 정 위원장은 특히 대한민국에서 석면질환자가 가장 많은 충남 지역에서 석면피해자 구제와 지원 활동을 위해 헌신하며 국내외 석면피해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다. 특히 일본, 홍콩,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네팔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해 아시아와 지구촌의 석면사용금지를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 위원장의 별세 소식에 전 세계에서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중피종·석면질환 환자와가족모임(회장 코스게 치에코)과 중피종 서포트 캐러밴대(이사장 미기타 타카오), 석면대책일본연락회의(BANJAN, 사무국장 후루야 수기오) 등 일본 석면피해자단체는 그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회상하며 “지난 2009년 1월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BANKO)에 의한 충청남도 구 석면광산지역 현지조사에 동행해 일본제국주의 치하 속에 가동됐던 광산지역의 피해 실태를 알려주셨던 순간, 큰 충격을 받았었다”고 말하며 “한일 피해자 간 교류와 협력의 큰 기둥이었고, 결코 잊지 않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이 외에도 영국, 벨기에, 미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홍콩,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나라에서도 추모 메시지를 전하며 전 세계 석면피해자들의 큰 기둥 역할을 했던 정 위원장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전국석면피해자와가족협회는 석면피해자이자 석면추방운동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정지열 위원장의 삶을 담아낸 ‘석면추방운동가 정지열 선생의 삶’이라는 제목의 보고서(388호 2022년-4호)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