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詩] 파과

2022-10-06     윤주선 <시인·수필가·홍성군산림조합장>

늦가을,
과일가게 앞에서 발걸음 멈추었네

빛깔 고운 과일들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상처 난 파과들
외면당한 채
수북이 쌓여 뒹굴고 있네

인생이 그런 것일까
빛깔 고운 젊은 날의 환희
나이 들어가며 상처로 남은 후회
한 순간 모든 것이 지나고 나면
정품, 혹은 파과라는 판정이 내려지겠지

자아를 향해 독백해 본다
내 인생은 파과였음을
그러나 달콤한 맛을 유지한 삶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