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감 만들기
한 달 내 집 앞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아도 좋지만 반건시를 원한다면 날씨 좋은 날 한 열흘이면 반건시로 말리기에 딱 좋은 것 같다.
올해엔 감나무의 감을 셀 정도로 너무 적게 열려 곶감만들기를 포기했었는데 친정 나들이 갔다가 삼십여 개 감을 따고 껍질 벗기는 작업을 했다. 아이들은 벌써 ‘곶감 만드냐’고 아우성이다.
“지금 먹을 수 있어? 지금 곶감 먹고 싶은데…”
“이것 먹어볼래?”
4살 작은 아이는 얼른 받아들고 한입 베어 문다. 6살 큰아이 하는 말,
“지금은 못먹어~먹지마, 먹지 말라니까.”
오빠의 말을 이제야 알아들은 듯. 더 먹겠다는 말은 하지도 않고 그저 내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지켜볼 따름이다.
일주일 정도 햇볕을 잘 받아, 먹기 좋은 색깔을 만들어 낸 곶감.
‘어디 맛이나 한번 볼까?’하고 베어 물었는데 떫은맛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큰 아이는 나의 눈과 입술과 손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더니 감을 덥석 잡아 입으로 가져간다. 작은아이는 행동을 잠시 머뭇거리다가 오빠의 얼굴을 바라보며 자신도 하나 집어들고 입으로 가져간다.
“이게 곶감이지? 와 맛있다.”
“그래도 아직 덜 되었으니 며칠 더 말려야겠다. 먹지마세요.”
“네”
말은 그렇게 해 놓고도 아이들은 곶감주변을 서성거리며 몇 개 더 집어먹는다.
그날 오후 열 다섯 개 정도 남은 곶감은 냉동실로 자리이동을 했다.
“눈 내리는 추운 겨울에 곶감 꺼내 줄께~”
주변에서 감나무에 매달린 감을 볼 때마다 ‘곶감 만들고 싶다~’ 이런 생각만 자꾸 든다. 빠른 시일 내 친정에 한번 더 가서 곶감 만들 감 모조리 따올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