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 홍성’의 정신적 뿌리 찾는 남당학연구소 개소
19일 청운대학교서 남당학연구소 개소식·기념학술대회 개최
2012-10-26 최선경 편집국장
조선후기 대표적 유학자인 남당 한원진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고 학술문화 창달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 공헌을 목적으로 하는 ‘남당학연구소’가 지난 19일 청운대학교에서 문을 열었다.
남당 한원진은 송시열-권상하로 이어지는 정통 성리학의 입장을 충실히 계승·발전시키는 가운데 ‘호락논쟁(湖洛論爭)’에서 호론을 이끈 대유학자로, 한말 위정척사파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홍주의병을 비롯한 항일의병운동의 사상적 근간이 되었다.
특히 그의 사상은 한말 김복한과 이설을 비롯해, 독립운동사에 한 획을 그은 한용운 선사와 김좌진 장군 등 홍성 출신의 수많은 충절위인들의 정신적 배경이 되면서 지역의 사상적 뿌리를 형성했다.
이번 ‘남당학연구소’의 개소와 기념학술대회는 남당과 관련한 유물을 제공한 청주 한 씨 문중과 청운대학교, 홍성군의 공동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앞으로 연구소를 통해 한원진 선생의 체계적 연구와 자료 정리·발간하고 지역 학술문화의 수준을 높이고, 지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개소식에는 김석환 군수, 조태원 군의회 의장, 이상열 청운대 총장을 비롯해 문중, 학계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개소식에 이어 ‘한국유학사’ 연구에 한 획을 그은 윤사순 고려대 명예교수의 개소 기념 특강과 율곡학회장인 곽신환 숭실대 교수의 기조발표가 진행됐고, 이어 한원진 선생의 사상에 대해 참석자들 간의 토론이 이어졌다.
[미니인터뷰] 남당학연구소 민황기(청운대 교수) 소장
“남당학 연구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
■ 남당학연구소 개소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조선조 유학의 거유인 남당 한원진 선생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여 우리의 전통사상과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우리의 학술문화 창달과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측면에서 더욱 뜻이 깊다. 더욱이 서해안시대와 더불어 내포신도시의 충남도청 개막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정신문화와 지역발전의 학술적 토대 구축은 시대적 소명이요, 사회적 요청이다. 이제 연구소를 개소해 학술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겠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연구소의 틀은 완성됐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인적· 물적 기반을 조성하는 과제가 남았다. 앞으로 학술적인 토대를 구축해 남당학의 종적·횡적 이론적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또 남당학을 한국유학사 속에만 머물게 할 것이 아니라 세계사상사 속에서도 정당한 자리매김이 가능하도록 고민할 것이다. 남당학은 남당 자체만 연구하는 게 아니라 지역학과 연계해 홍성, 내포, 충청, 기호 유학까지도 연결될 수 있도록 연구의 영역을 확산할 계획이다. 중장기 계획으로는 남당문집 변역이 제대로 완역되지 못한 실정이라 예산을 확보해 남당집 상·하 2권을 모두 완역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
■ 남당학의 대중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전문학술지 발간도 중요하지만 대중적인 책을 내어 남당학 번역과 보급에 힘쓸 예정이다. 삽화나 그림이 들어간, 어린 학생들을 위한 쉬운 책도 내고 싶다. 또 남당전통문화대학을 열어 지역민에게 남당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 연 1~2회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남당의 세계관·인생관·도덕관 등이 총 망라된 전문학술지를 단행본으로 낼 계획도 세웠다. 이제 첫 출발이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중앙에 남당학회도 만들고 국제학술교류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운영위원에 베트남학과와 중국학과 교수를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 소장으로서 각오와 군민들에게 한 말씀
“연구소 개소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이 참으로 중차대하고 그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다. 한 씨 문중이나 군민들, 학자들 모두 입을 모아 연구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기본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남당학을 중앙무대까지 알릴 수 있도록 지역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학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강연도 준비하고 있다. 전문 지식이라고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기관이나 단체, 군민들이 동참의식을 갖고 참여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