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태안유류피해 출연금 대폭 늘리나?

국회 특위, 삼성중공업 노인식 사장 증인 출석 … “종합 대책 마련”

2012-11-01     디트뉴스 김갑수 기자



태안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다 되도록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이 전향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히 당초 제시했던 1000억 원의 출연금(지역발전기금)을 대폭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국회 태안유류피해대책특별위원회(태안특위)는 지난달 29일 4차 회의를 개최하고, 가해자인 삼성중공업의 노인식 사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질의를 이어갔다.

태안특위는 당초 이건희 회장을 함께 출석시킬 예정이었으나 노 사장과 이 회장을 동시에 출석시키기 보다는 삼성 측의 해결 의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5차 회의 때 부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즉 노 사장이 피해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제시할 경우 이 회장을 출석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삼성 측은 “조만간 구체적인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의사를 태안특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은 “피해 주민들은 5000억 원 이상의 출연을 요구하고 있는데, 삼성 측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의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날 태안특위 위원들은 세계 일류기업 삼성이 태안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질타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1995년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시프린스호 기름유출 사고 당시 가해자인 GS칼텍스가 적극적으로 나섰던 점을 환기시키며 “삼성중공업이 GS칼텍스보다 못하단 말이냐?”라고 몰아붙였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보령·서천)은 최근 발생한, 태안 주민의 자해에 대한 KBS 뉴스 동영상을 보여준 뒤 “피해 주민들은 삼성이 제시한 지역발전기금의 액수가 너무 적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실에 맞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공주)은 BP그룹의 토니 헤이워드 회장이 직접 광고에 출연,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며 사태 해결을 약속한 동영상을 공개한 뒤 “그동안 없었던 삼성의 진정성을 이번에는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양승조 의원(천안갑)은 “삼성의 경영이념과 원칙이 무엇이냐? 삼성그룹 차원의 연간 사회공헌 기금이 얼마나 되냐?”고 물은 뒤 “삼성이 가해자가 아니더라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1000억 원 정도의 돈을 내놓는 게 바람직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계속해서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서산·태안)은 “이건희 회장의 이름에도 해가 되는 일이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며 자해 주민에 대한 병문안과 함께 국무총리를 찾아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약속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나름대론 최선을 다했다고 보는데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관련 자문을 받아서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겠다”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면 적극 응하겠다” “안타깝고 송구스럽다” “꼭 기회를 달라”고 말하는 등 의원들의 지적을 대부분 수용하며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