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담은 집 에세이 ‘다시, 봄’

김미희 작가의 시골살이와 인생의 봄 이야기

2024-07-25     한기원 기자
봄을

김미희 작가가 시골에서 집을 짓고 살아가는 과정을 통한 고민과 스케치를 담은 책 ‘다시, 봄’(봄담 발행)을 펴냈다.

저자가 서울에서 살다가 충남 홍성의 홍동으로 귀촌을 결정하면서 따뜻한 집을 짓기 위해 고민한 흔적의 과정과 스케치를 모아 펴낸 책 ‘봄을 담은 집 에세이-다시, 봄’이 주변 사람들에게 잔잔한 관심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희 작가는 “책을 만드는 일, 종이로 인쇄하는 모든 일을 오래 했다. 그러다가 문득, 시골에서 늙어가는 모습을 꿈꾸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홍동에 집을 짓고 산다. 지금은 자급자족을 위해 텃밭에서 3시간 일하고, 땅에서 자란 채소로 음식을 만들고, 혼자 가끔은 남편, 지인들 그리고 또 가끔은 홍동 친구들과 같이 먹으면서 잘 지내는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또 “이곳으로 이사 와서 ‘즐겁게 놀기’를 제대로 하고 있다”면서 “일부러 찾지 않아도 홍성지역화폐거래소 잎의 ‘잎밴드’에 다양한 정보가 올라와 늘 고마운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고 밝히면서 “욕심을 내려놓아야 오래오래 이곳에서 살 것 같다”면서 “땅에 쭈그리고 앉아 풀멍하다, 질고 진 봄담 밭에서 호미질을 하다 보면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에 잠시 착각하게 됩니다. ‘내가 여기 왜 왔을까?’ 적어도 몸과 마을을 혹사하지 않으려고 선택한 것인데, 땅이 자꾸 불러댄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제는 하루에 3시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며 “저는 지금, 나이 60을 맞이했습니다. 제 나이에 이렇게 시골에서 집을 짓고 살아간다는 것은 참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부 인생 참, 2부 지는 해가 아름다운 홍성, 3부 내가 살았던 삶에 대한 기억 몇 편, 4부 봄담을 위한 칸타빌레, 5부 직영으로 집짓기, 6부 봄담의 하루 등 총 6부로 구성됐다. 

저자는 책 28쪽에서 “지금 나의 가족은 서로 해방을 위한 삶을 만들어 가고 있다. 어설프지만 자기만의 땅에다 무언가를 심고 물을 주고 거름도 주면서 재미나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물론 제대로 열매가 열리고 그것을 수확해 다듬고 음식으로 만들어 입으로 들어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흐를 수 있다. 그래도 자기 자신에게 다정하게 하는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어려운 순간 서로 힘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44쪽에서는 “그만큼 홍성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다. 홍성의 지는 해를 끼고 살고 싶은 생각이 마음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지는 시간이 아름다운 곳, 서울에서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 발품 팔면서 정이 든 홍성이 좋았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땅을 구하게 된 것이 반가웠다.”고 밝히고 있다. 

‘다시 봄’은 봄을 담은 집 에세이다. 1964년생인 김미희 작자가 시골살이(귀촌)를 결정하고 나이 60에 시골에서 살아가기 위해 따뜻한 집을 짓게 되는 과정에서 고민한 흔적의 스케치다. 건축가가 아닌, 직접 건축을 한 건축주 입장에서 발품으로 긴 여정의 고단함을 담아 지은 집에 대한 소소한 기록이다. 고단함이 켜켜이 쌓이며 발품을 팔았던 시간들은 결코 고생이 아니라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사실 또한 고스란히 전달하면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 생활에서 은퇴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하는 인생의 봄 이야기가 잔잔한 가슴에 살짝 파문을 일으키며 깊은 깨달음을 안겨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