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 확대를 위해 다 함께 팔을 걷어붙여야”

2024-08-01     김종수 <농협중앙회 홍성군지부장>

예전엔 하얀 쌀밥에 고깃국 한 그릇이 참 행복하던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듣기도 어려운 ‘보릿고개’ 시절 이야기다.

쌀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지속성장해 왔지만 생산보다 소비가 급감하면서 만성적인 과잉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년 260만 톤의 밀가루가 수입되고 있고 그러한 밀가루로 만든 빵으로 든든한 아침밥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 됐다. 

또한 서구화된 식습관을 반영하듯 지난해 말로 보면 1인당 연간 쌀소비량(56.4kg)을 1인당 육류 소비량(60.6kg)이 역전을 한 상황이다.

더불어 1인 가구의 증가로 따뜻한 밥 대신 간편식 소비확대와 탄수화물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잘못된 생각으로 소비가 부진해 재고 물량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충남도 내 농협 쌀 재고만 봐도 올 7월 기준 12만 2148톤으로 전년동기 재고보다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통계청 조사를 보면 충남 쌀값은 7월 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4만 5287원으로 지난해 수확기 평균가격 5만 699원에 비해 10.7% 하락했다. 이제 곧 햅쌀이 출하될 텐데 풍년의 기쁨보단 쌀값 하락의 걱정이 앞서는 현실에 마음이 먹먹하다.

지속적인 쌀값 하락을 막아보고자 올해 들어 정부가 해외 식량 원조곡 등 시장격리로 쌀 15만 톤을 매입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추가 하락을 막을 장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우리 홍성의 상황은 어떨까? 홍성에서는 매년 약 3만 7000톤의 쌀을 생산하는데 반해 소비량은 5500톤 남짓 된다. 남는 쌀 3만 1000여 톤의 처리가 관건이다.

물론 관내 여러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수도권과 대형유통업체에 쌀 판매를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고는 있지만 관내 수매량을 생각해보면 역부족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이젠 모두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정부가, 지자체가 할 일은 지자체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 추진하면 되는 것이고, 우리 군민이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빵 대신 밥을 먹고, 아침밥은 꼭 먹고, 회식 시 후식은 면 대신 공깃밥을 먹으면 되는 것이다. 

지금 농협에서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아침밥을 든든하게, 후식은 공깃밥으로’ 릴레이 캠페인과 일부 대학에서 추진 중인 ‘1000원의 밥상’ 등은 쌀 소비촉진의 마중물 역할을 기대해 볼 만하다.

혹자는 ‘쌀 대신 값싼 밀을 먹으면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쌀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다. 식량안보의 마지막 보루인 것이다.

예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국의 식량을 수출 금지할 경우, 주요 곡류 수입국인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는 식량안보가 무너지는 끔찍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다 함께 팔을 걷어붙여 식량안보의 마지막 보루인 쌀을 꼭 지켜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