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에 그려보는 광휘일신(光輝日新)의 홍성문화
홍성을 지켜온 필자로서는 추석이 가까워지면 고향을 찾는 선후배님과 벗들, 그리고 자식과 손자들을 맞을 설렘과 함께 우리가 가꿔야 할 진정한 우리 홍성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묻고 또 듣고 싶어진다.
“나날이 새로워진다”는 ‘광휘일신(光輝日新)’의 화두. 연암(燕巖) 박지원 선생이 <초정집서(楚亭集序)>에 남긴 경구로 “하늘과 땅은 비록 오래되었으나 끊임없이 새것을 낳고(天地雖久 不斷生生), 해와 달은 비록 오래 됐으나 그 빛은 날로 새롭다(日月雖久 光輝日新).”는 말씀의 결구이다.
변함없는 홍성의 뿌리로부터 나날이 새로이 가꿔가야 할 우리 홍성의 참모습, 즉 우리 홍성의 진정한 정체성은 과연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첫째, 우리 홍성의 참모습은 대대로 내려오는 정신문화에서 비롯한다. 그렇다면 우리 홍성의 정신문화는 무엇인가? 필자는 우리 홍성을 중심으로 예산, 당진, 서산, 보령, 서천 등 내포문화(內浦文化)의 전통에서 찾아야 한다는 소신이다.
지리적으로 황해로부터 중국을 비롯한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우리 전통으로 융화하고 창조했던 문화가 바로 우리 홍성의 정신문화의 뿌리라는 소신이다. 역사적으로 백제불교를 받아들였고 조선조에는 조운선(漕運船)의 통로로 동(東)으로 강경과 북(北)으로 아산, 평택을 잇던 물산의 집산지였으며, 조선후기에는 천주교 전래지이자 순교 성지로서의 유래를 간직하고 있다.
유서 깊은 우리 홍성의 역사 속에서 백제부흥운동의 성지로, 또 최영 장군과 성삼문 선생의 의기의 고장이자 일제강점기에는 김좌진 장군과 한용운 선사의 독립정신을 꽃피웠다. 이러한 융화와 창조의 정신은 홍성인이라면 누구나 자부와 긍지로 간직할만한 홍성의 정신문화라는 생각이다.
둘째, 우리 홍성의 참모습은 국토 서해안권의 발전과 성장을 담당해온 역동성으로부터 미래를 향하는 도전의 미래상이다.
우리 홍성은 내포문화에서 비롯하는 융화와 창조의 정신문화를 바탕으로 조국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장항선을 축으로 국토 서해안권 성장과 발전의 중심으로 역동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성장해왔고 내포신도시 건설 이후 국토 서해안권 개발의 중심축으로 지역균형발전의 미래를 상징하며 발전하고 있다.
셋째, 우리 홍성의 참모습은 융화와 창조의 정신문화, 그리고 역동성과 미래성을 바로 우리 앞의 현실로 가꿔갈 수 있는 상생과 협력의 공동체로서 미래상이어야 한다. 홍성 공동체문화는 안으로는 누구나 찾고 싶고 살고 싶어하는 삶의 질을 가꾸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축소지향의 지역주의를 벗어나 내포문화권 시군과 상생하고 협력하는 ‘내포상생경제문화권’으로서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 홍성을 중심으로 서산시, 당진시, 예산군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로는 첫 국가숲길로 지정 받은 ‘내포문화숲길’을 통해 내포문화권 상생의 길을 열었다. 이제 ‘내포문화숲길’을 첫걸음으로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지역사회 전반의 상생과 협력으로 국토 서해안권 개발에 발맞춘 우리나라 지역균형발전을 선도하는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필자는 오늘날 조그만 사업체를 경영하면서 우리 홍성을 위하자는 각오로 봉사하고 헌신하면서 우리 홍성의 참모습과 홍성만의 정체성을 향한 숨은 원동력은 무엇일까 묻곤 한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우리 내포문화권의 ‘투거리 문화’를 떠올리곤 한다. 뚝배기의 충청도 내포 방언인 ‘투거리’는 은근하게 온기를 감싸 여러 맛을 하나로 어우러지게 하며 밥상을 마주한 모두에게 정감을 우러나게 한다.
올 추석에는 투거리에 우러나는 구수한 장국 한 투거리 마주하면서 급격한 사화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도 우리 홍성인이 창조하고 발전시켜야 할 변함없는 가치와 문화는 무엇인지 가슴을 터놓고 의견을 나눠야겠다.
해와 달은 비록 오래 됐으나 그 빛은 날로 새롭듯이 유구한 우리 홍성의 문화를 바탕으로 나날이 새로운 홍성의 모습을 가꿔가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