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의 새로운 발전전략을 제안한다

2024-10-03     이상권 칼럼·독자위원
이상권변호사전국회의원칼럼·독자위원

여러해 동안 홍성군과 내포신도시(충남혁신도시)의 가장 뜨거운 주제는 대학 캠퍼스 유치였을 것이다. 

지난 2월 충청남도와 충남대학교, 홍성군이 2035년까지 1100명 규모의 학생과 연구원이 들어찰 충남대학교 내포캠퍼스 설립에 사실상 최종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 이전에도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충남대학교의 소재지가 대전광역시였기 때문에 “학교 소재지 행정구역 이외의 지역에는 학교의 교육기본시설 등을 둘 수 없다”는 국립학교설치령의 규정 때문에 실질적인 추진 자체가 거의 불가능했었다. 그 문제를 지난 연초에 충남도가 해결해낸 것이다.

대학캠퍼스와 함께 대학병원급 병원의 유치가 또한 뜨거운 주제였다. 종합 의료기관도 대학교육기관과 마찬가지로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래에 명지의료재단이 내포신도시에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2026년까지 설립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었지만, 재정적 어려움으로 병원 부지에 대한 중도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프로젝트가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 2020년 10월 내포신도시가 충남혁신도시로 지정됐지만, 이미 지방의 각 혁신도시에 대다수 공공기관이 분산 배치됐고, 현재까지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기관들은 지방 혁신도시로의 이전이 업무상 불가능하거나 규모가 매우 소규모인 기관들뿐이다. 

티비엔(TBN) 충남교통방송국이 현재까지 충남혁신도시에 유치한 유일한 공공기관이다. 또한, 내포신도시에 2028년까지 KAIST 과학영재학교를 유치하겠다는 협약도 맺었지만, 이 학교의 유치가 내포신도시와 주변 도시, 농촌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청사진이 나온 바는 없는 것 같다.

이처럼 충청남도가 내포신도시의 발전을 위해 활발하다고는 할 수 없더라도, 일정 부분 새로운 도시 발전 전략을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홍성군이 내포신도시의 발전에 빌붙어 발전해 나가기는 글러 먹은 형국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성군의 독자적 생존전략은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홍성군이 독자적으로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내포신도시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홍성군은 유기농업의 메카, 홍주의병, 천주교도 순교, 한용운, 김좌진, 최영, 성삼문, 한성준 등 탁월한 역사 인물과 석택리 유적, 홍주성, 결성읍성과 향교 등의 관광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지역이다. 

필자는 군이 홍성의 농업은 그저 농업이 아니고, 홍성의 역사와 인물은 매우 특별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사업에 집중할 것을 제안하면서, 그 한 가지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농업·농촌과 관련해 친환경 농업, 스마트 팜과 첨단기술을 토대로 하는 농업의 메카로 우뚝 서는 홍성군을 창조해 보자. 홍성군이 다른 농촌지역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분야이다. 지역 특산물을 적극적으로 발굴해내고, 6차 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해야 한다. 홍성군은 이러한 과제들에 관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청년 농부들을 불러들여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농사지으러 몰려올 것이다. 

관광은 농업과는 좀 다른 분야이다. 홍성군이 매년 개최하는 역사문화축제만 보더라도, 귀향하는 고향 사람들의 잔치로 끝나는 아날로그식 관광행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연례행사로 치르는 역사인물축제, 홍주성 복원, 천주교 순교성지 순례 행사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군의 행사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디지털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인 만큼 이에 걸맞은 행정적 노력이 필요한 변화의 시기가 됐다.

이제는 VR(가상 현실, 假想現實, Virtual Reality) 기술을 활용해 우리 지역의 유적지나 인물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체험하거나 청산리 전투, 홍주성 의병들의 전투 등을 체험하는 가상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이를 국내외 미디어 플랫폼과 모바일 앱 등을 이용해 널리 알리자.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 국민이 홍성에 와보지 않고도 홍성의 역사인물과 유적지를 실제 현실처럼 보고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가상현실에서 이를 간접체험한 사람들이 무언가 느낀다면, 이들은 반드시 홍성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될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