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타워, 지역화폐 환급 언제쯤?

군, 스카이타워 ‘입장료 3000원 중 2000원 지역화폐로 환급’ 홍보 소액권 홍성사랑상품권 확보 안돼 ‘지급 보류’… 상인들은 ‘분통’ 내년 1월경 시행 예정… 준비 안 된 홍성군 행정에 질타 쏟아져

2024-10-10     오동연 기자

홍성군이 지난 5월 14일 개장한 ‘홍성스카이타워’가  정식 운영을 시작하며 홍보한 ‘지역화폐 환급제도’가 아직도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군은 홍성스카이타워 입장료 3000원 중 2000원을 홍성사랑상품권으로 지급(환급)할 것을 홍보해 왔으나, 막상 홍성사랑상품권 준비가 되지 않아 내년에나 시행될 전망이다. 

홍성스카이타워 방문객들이 지급받은 홍성사랑상품권을 이용하기 위해 주변 관광지나 상점을 찾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했던 인근 상인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고, 군의 ‘늦장 행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개장한 지 5개월이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홍성스카이타워 매표소에는 ‘입장권 3000원 구입 시 홍성사랑상품권 2000원을 교부 예정이었으나 상품권 준비 관계로 한시적으로 입장료 1000원으로 운영합니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여져 있었다. 

홍성스카이타워를 방문해 안내문을 접한 관광객 이아무개 씨(당진시, 66)는 “준비한 상품권이 다 동난 것이 아니냐”면서 “입장료 3000원을 내면 2000원어치 홍성사랑상품권을 준다기에 지역화폐를 지급받으면 차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는 등 홍성군에서 사용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홍성사랑상품권이 지급됐었지만 입장객이 많아 상품권이 다 소진된 것일까.
<홍주신문> 취재결과, 지난 5월 개장 이후 현재까지 홍성스카이타워 입장객에게 홍성사랑상품권이 지급된 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상품권 지급이 안된 이유는?
 “예산사정, 1000원권 상품권 준비시기 안 맞았다”


군 문화관광과 관광개발팀 관계자는 “(상품권) 구입을 아직 하지않아 교부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상품권을 군에서 구입해 스카이타워에 오시는 분들이 입장료로 3000원을 내면 2000원을 지역상품권으로 환급해 드리는 것인데, 이번 연도에 예산사정이나 1000원권 상품권 디자인 최종 결정 등 구입할 수 있는 시기가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000원권 상품권 제작이 개장 시기와 안 맞았다”며 “본예산 집행 시기가 1월 1일부터인데, 상품권 구매 절차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상품권 지급은 내년 1월 중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까지는 입장료를 1000원으로 하는 것으로 조례안이 만들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군의 보도자료 등 알려진 것과 달리 상품권 지급없이 1000원의 입장료로 운영되는 것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저희는 ‘입장료 3000원 중 2000원을 상품권으로 주는데, 지자체에서 준비가 안 될 경우 입장료를 1000원으로 하겠다’고 홍보를 했다”며 “관련 조례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순자 군 경제정책과 지역경제팀장은 “지난 5월 말경 관내 주요관광지 방문객을 대상으로 지급(환급)하기 위한 1000원권 홍성사랑상품권 제작이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하며 “5000원권, 1만 원권과 달리 개별판매가 되지 않는 오직 환급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용도로 제작됐으나, 아직까지 하나도 사용되진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행정을 ‘입’으로만 한 것 아니냐”
 미흡한 행정력 인근 상인들 ‘질타’


스카이타워와 관련해 홍성군은 지난 8월 보도자료에서 “지난 5월 14일 개장한 이후 8월 25일 기준 관광객 6만 명을 돌파하며 지역경제에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남당항과 주변 상인들은 군 행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용태 남당항축제추진위원장은 “미흡한 행정력이 여실히 드러난 상황”이라며 “개장하기 전에 미리 상품권 지급을 준비해서 시행했어야 하는데 입으로만 한 것 아니냐, 아직까지 시행을 하지 않으면 홍성스카이타워는 있으나 마나”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기대했던 것의 10분의 1도 안 온다”며 “먹거리가 있는 남당항 등 인근 상권으로 관광객들이 유도돼야 하는데 (스카이타워 주변에) 이정표도 없어 관광객들이 그냥 가버리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스카이타워 입장객에게 지역상품권을 지급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2000원어치 지역상품권을 받으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쓰고 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다른 남당항 인근 상인 역시 군의 행정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입장객에게 상품권이 지급되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품권 지급이 안 되고 있는 것은) 홍성군이 크게 실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당초에 마스터플랜을 세울 때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입장객에게 지역상품권을 지급하겠다고 홍보돼 있는데 지급을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이 홍성스카이타워 입장권을 가지고 우리 가게로 와서 2000원짜리 지역상품권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가게에서 상품권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설명했었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또한 “(홍성군에 대해) 신뢰가 완전히 떨어졌다”며 “(상품권을 지급하지 못할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홍보)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이정윤 홍성군의회 의원은 “계획을 잡아서 한 건데 (상품권 지급을) 안하는 것은 늦장 행정이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차라리 2000원 지역상품권 대신 (입장권에) 명시된 가게에서 10~15% 할인해주는 방식 등이 더 낫다고 본다”며 대안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윤일순 홍성군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은 “2000원권의 지역상품권을 입장객에게 주는 것은 찬성한다”면서 “서천을 갔을 때 입장료 5000원을 내고 2~3000원을 상품권으로 돌려 받은 경험이 있는데, 안 쓰면 아까우니까 밥이라도 사 먹고 온 경험이 있다. (지역상품권 지급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성스카이타워가 위치한 서부면에는 편의점, 식당, 카페 등 홍성사랑상품권 가맹점이 43곳(8월 기준)이 있으며, 주로 남당항과 인근에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