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작지만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구소멸위기, 학교가 사라진다 〈1〉은하면 은하초등학교
지난 28일 기준 홍성군의 인구는 9만 9913명으로 올해 안으로 인구 10만의 도시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내포신도시(홍성·예산 포함) 인구는 4만 16명으로 2년 만에 1만 명이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홍성군 은하면의 인구수를 살펴보면 2015년 12월 2628명에서 2024년 9월 2080명으로 548명이 감소했다. 특히 학령인구(8~13세)의 변화를 보면 2015년 12월 56명에서 2024년 9월 27명으로 29명이 줄었고, 이는 52%나 감소해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급격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은하면 소재 유일한 학교인 은하초등학교(교장 정영선)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전교생 수는 16명으로 10년 전인 2015년 37명에 비해 21명(57%)이 감소했고, 특히 홍성군 최초로 2024학년도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어 현재 1학년 학생이 없는 상태로 운영 중이다.
충청남도교육청은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교육과정 운영과 모둠 활동, 협동 학습의 어려움 등 교육여건 개선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한 교육 효과 극대화 △학생의 학습권 보장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 해소 등을 목적으로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계획에 따르면 전교생 30명 미만의 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지정되며 매년 해당 학교의 관계자(교직원, 학부모, 지역 이장단 등)를 대상으로 관련 내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통해 60% 이상의 찬성이 있을 시 학교통합 추진 대상학교로 선정돼 통합 수순이 진행된다.
또한 △2년간 신입생이 없는 학교 △2년간 교직원이 학생 수보다 많은 학교의 경우 이듬해 3월 1일 분교장으로 개편이 이뤄지고 마찬가지로 매년 적정규모학교 육성추진에 대한 설명회와 학교통합에 대한 투표를 거치게 된다.
홍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에서 분교장으로 개편되는 경우 사실상 해당 학교에 대한 적극적 투자보다는 안전유지관리에 치중하게 됨에 따라 교육여건이 다른 학교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선균 홍성군의회 의원은 “지역의 인구소멸로 인해 학교가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학교는 단지 아이들의 교육공간만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면에 적어도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이 많은 지역의 학교 학생들과 연계를 통해 은하초등학교가 방과 후 활동으로 진행 중인 골프나 승마 등의 활동을 함께 진행하는 등 지역의 유일한 초등학교의 활용 방안을 강구해 학생 수가 줄어도 폐교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은하초등학교에서는 소규모 학교만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체험학습 △학생자치회 활성화 △독서와 체험학습을 연계한 문해력 향상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은하초는 학년별로 나눠 승마, 골프 등의 다양한 방과 후 활동을 진행 중이고 피아노, 바이올린, 플롯 등을 선택해 졸업까지 적어도 2개 이상의 악기 연주가 가능하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한 학생 수가 적은 이점으로 보다 효율적인 원어민 영어교육이 가능하고 스키, 수영 등 계절에 따른 다양한 체험학습과 학생들의 사회성 향상의 일환으로 전교생이 참여하는 학생자치회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학생자치회를 통해 학생들이 교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매월 주제에 따라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이를 교육과정 운영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기 주도성 역량 강화와 소속감·자존감을 높여 추후 학생 수가 많은 상급학교 진학 시 대인관계 형성과 적응에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은하초는 학생들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빠지거나 디지털 기기로 편하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되면서 책 읽기를 꺼리고 문해력까지 뒤처지는 문제를 예방하고 해결하고자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독서를 통한 문해력 교육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영선 은하초등학교장은 “학생 수가 많은 상급학교로 진학한 졸업생들이 잘 적응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전해 들었고, 해당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만족도도 높다”며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배운 것을 실천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과 자기 주도성 함양에 있어 작은 학교의 강점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여건 속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학교는 작지만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