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와 인생

2024-11-14     조승만 <문학박사, 전 충남도의원>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고 무병장수하길 소망한다. 지방정치 현장에서 바쁘게 살아온 필자에게 어느 지인이 파크골프를 치면 복잡한 세상일들이 잊히고 건강에도 좋을 거라며 권장해 처음에는 치는 둥 마는 둥 했지만 파크골프채를 잡은 지가 벌써 2~3년 된 것 같다. 오랜 공직생활과 도의원으로서 군민과 도민 행복, 지역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지난 일들로 필자 자신도 가꿀 여유조차 없이 지내왔는데 이제 와 보니 건강을 위해 파크골프를 시작한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파크골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후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치는 운동으로 인식됐으나 요즘에는 젊은이도 배우고 할아버지, 할머니, 아들, 딸, 며느리, 손주 등 3대가 함께 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어 건강 100세 시대에 국민스포츠로 인기가 상승하는 추세이며, 우승 상금도 무려 1억 원을 시상하는 대회도 있다. 일부 시군에 실업팀 창단, 지방자치단체마다 파크골프장 설치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고 부부와 가족, 이웃과 지인들이 건강을 다지는 좋은 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 파크골프장이 도심 가까운 곳에 위치해 접근성, 경제성 등의 장점을 지녀 파크골프가 요즘 대세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지난 1984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츠에서 처음 시작한 파크골프는 2004년 서울 여의도에 한강공원 파크골프장(9홀)이 문을 열면서 국내에 첫선을 보였고, Park(공원)와 Golf(골프)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공원에서 치는 골프인 셈인데 기본규칙은 골프와 동일하다. 일본의 경우, 건강한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건강 보험료도 낮아졌다는 연구 보고가 있을 정도다. 9홀 기준 약 30여 분 정도 소요되며 배우기가 쉽고 신체에 무리없이 파크골프채 하나와 공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간편한 스포츠로 시간과 경비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생활체육으로 남녀노소 장애인 모두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파크골프장의 폭신폭신한 잔디 위를 걸으면 무릎에 충격 완화로 무릎관절도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함께 라운딩하며 파크골프를 치는 가족, 동호인들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때로는 지역의 여론과 동향을 듣고 때로는 웃음 꽃을 피우기도 한다. 전국적으로 등록, 미등록 동호인까지 포함하면 약 60만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즐기고 있다고 하며 우리 홍성군도 약 600명 정도이며 홍보라도 한다면 앞으로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는데 문제는 파크골프를 치러 오는 많은 사람들이 27홀의 홍성파크골프장이 협소하여 불편하므로 확장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느낀다.

파크골프를 치다 보면 우리 인생살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티샷이 잘 되는 날은 운이 잘 풀려서 그런지, 상승세를 타서 그런지 어프로치 샷도 잘되고 장애물도 용케 피하고 어떤 날은 잘 치려고 해도 뒤땅을 치고 퍼팅이 안 되어 홀컵을 외면하기도 한다. 파크골프도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도 들지만 재미도 있고 묘미를 느낀다. 

파크골프도 일반 골프와 같이 천고마비를 해야 잘 칠 수 있다고 고수님들이 말씀을 하신다. 천고마비(천천히, 고개들지 말고, 마음을, 비우라)처럼 우리 인생살이와 파크골프는 흡사하다. 잘된다고 까불면 안 되고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면서 남을 배려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천천히 즐겨야 한다. 전국적인 현상처럼 우리 지역도 파크골프를 즐기는 동호인이 급속히 늘고 있고 클럽과 동호인회를 결성해 친목을 도모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건강도 지키면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으며 오늘은 잘 되겠지 하면서 이 글과 버디를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인생살이와 같이 힘 빼고 마음을 비우고 욕심부리지 말고 즐기는 마음으로 임해야만 웃을 수 있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대구시는 금호강변에 연내 파크골프장 6곳을 신설 또는 확장할 계획이고, 36곳 파크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는 전라남도는 내년까지 100곳을 조성하겠다고 밝혔고, 충청남도 역시 연말까지 30개를 신설 또는 증설한다는 계획이고, 인근 청양군에서는 108홀을 건설하고 있다. 스크린 파크골프장도 등장했다. 지자체별로 노인복지관과 전통시장 같은 곳에 스크린 파크골프장을 설치하고 무료 강습까지 지원하고 있다. 

우리 홍성파크골프장에 90세 연세가 되시는 인자하신 어르신은 올해 홍성군 내 대회에서 1, 2등을 차지하셨는데, 그 어르신과 함께 라운딩을 하다 보면 항상 남에게 배려하고 긍정적인 말을 하는 것이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들의 에티켓이고 기본자세라고 강조하신다. 

홍성군 내 파크골프장 시설은 홍성에 27홀, 광천에 18홀이 조성돼 있는데 필자의 바램은 주차장 확보와 기본적인 탈의시설, 라커시설, 샤워시설 등 확충과 야간에도 많은 동호인들이 파크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조명을 설치했으면 한다.

충남도청 소재지로서 접근성이 좋은 홍성지역에 선택과 집중 방식에 의거 여기저기 파크골프장을 만드는 것보다는 현재의 27홀을 확장하면 좋은 방안도 될 수 있겠으나 하수종말처리장이 위치하고 있어 악취로 인해 전국대회 국제대회를 열기에는 부적당하다는 여론이 있다.

특정 지역을 선정해 이왕이면 전국대회,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있는 규모의 36홀 이상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충남도 및 지역경제를 활성화에 기여는 물론 충남도와 자매결연을 맺은 일본 구마모토와 한·일파크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해 우의친선 교류확대를 기할 수 있도록 충청남도에서 야심차게 선도적으로 앞장서 추진했으면 하는 건의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