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역사인물의 의미 있는 해… 역사인물의 창조적 계승 필요

2024-11-21     전상진 칼럼·독자위원
전상진<문화그루

올해는 한국 근대 전통 ‘가·무·악·희’의 선구자인 명고명무 한성준(1874~1941) 선생 탄신 150주년과 동·서양의 사의와 사상으로 ‘문자추상·군상’을 표현해낸 세계적인 화가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 탄신 1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또한 항일 홍주의병사 가운데 을미의병의 의병장으로, 을사오적을 처단하라는 상소에서, 호서 파리장서 운동의 중심인 지산 김복한(1860~1924) 선생 서거 100주기가 되는 해이다. 

그뿐인가, 3·1운동의 민족대표로 끝까지 독립을 지향한 지사이자 승려, ‘님의 침묵’으로 절대 평화의 정신을 보여준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사 탄신 145주년과 서거 80주기를 맞는 해이다.

홍성의 수많은 역사인물 가운데 대표인물로는 30여 명을 압축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놓치고 지나갔지만, 자천 전운상(1694~1760) 장군의 탄신 3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했다. 장군은 구항면 내현리에서 태어났으며, 1740년에 전라좌수사로 근무하면서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잇는 해골선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광천 덕명학교를 세운 독립운동가 일농 서승태(1854~1919) 선생 탄신 17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선생은 1908년 광천읍 상정리에 사립 덕명학교를 설립한 홍성지역 근대교육의 선구자이다. 홍주의병에게 군량미를 지원하고, 경술국치 후 광천지역 3·1운동을 주도한 독립운동가다.

2025년은 하동송림을 조성한 도호부사 죽암 전천상(1705~1751) 탄신 320주년이 되는 해이자, 판소리 시조이자 최초의 명창인 결성면 선달 최예운(1726~1805) 명창의 서거 220주기 되는 해이다.

또 2026년은 무민공 최영(1316~1388) 장군과 결성 장하(1316~1399) 선생 탄신 710주년, 선달 최예운(1726~1805) 명창 탄신 3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매죽헌 성삼문(1418~1456) 선생 서거 570주기와 청주 김성달(1642∼1696) 시인 서거 330주기가 되는 해이다. 

그리고 복암 이설(1850~1906) 선생과 우정 서기환(1849~1906) 선생 서거 120주기가 되는 해이다. 여기에 더해 항일 홍주의병 가운데 ‘병오의병(1906)’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 홍성군에는 이렇게도 많은 역사인물이 있다. 올해 홍성군은 이들을 어떻게 맞이했을까.

먼저 한성준·이응노를 위한 기념사업은 5월 홍성역사인물축제의 대표인물로 선정, 주제공연과 체험행사를 치렀다. 홍주성역사관에서는 축제와 맞물려 한성준·이응노 특별전시가 이뤄졌다.

한성준 선생과 관련해서는 이애주문화재단과 한성준선생 ‘가·무·악·희’기념사업회 주최로, 7월 선생의 묘소 ‘묘비 제막 및 춤·소리예술제’를 열렸으며, 11월 ‘한성준 선생 기념사업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가 열렸다.

이응노 화백과 관련해서는 이응노의 집에서는 올해 연속 이응노 관련 상설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11월 ‘고암 이응노의 작품세계와 지역성 모색’이라는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김복한 선생과 관련해서는 홍주성역사관에서 서거 100주기 ‘지산 김복한’ 특별전시와 박물관대학 강의를 통해 홍주의병과 김복한 선생을 알렸다.

한용운 선생과 관련해서는 5월 만해기념사업회 주최로 ‘만해사생대회’가 열렸으며, 6월 만해학회·내포문화진흥원 주최로 ‘입적 80주기 만해생가지 활성화 방안 및 만해의 생사관’을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이 열렸다. 8월 홍성문화원 주최로 ‘만해추모다례재’가 열렸다.

이밖에 지역 문화예술단체에서 한성준·이응노·김복한·한용운을 주제로 공연·전시·체험행사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위의 네 분 역사인물들의 의미 있는 한 해에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기록할 것인가’라는 기념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따져야 한다.

단지 존숭의 의미를 담아 ‘삼가 받들고 기리기’만 할 것인가. 아예 ‘이런 인물들이 있었나?’ 하고 무시하고 지나칠 것인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홍성역사인물축제의 무용론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홍성의 역사인물들을 맞이할 것인가. 물론 홍성 역사인물들의 위대함에 대한 무한 존경은 당연하다. 문제는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자세이다.

홍성의 역사인물에 대한 무한 존경을 넘어서, 그들의 위대성을 보여주는 업적에 대한 평가와 실체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업적을 오늘날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우리의 끝없는 최선이 더욱 필요하다. 죽은 역사인물을 만들지 말자. 살아있는, 그리하여 우리 곁에 영원히 숨 쉬는 위대한 우리의 역사인물을, 우리는 지니고 가야할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