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택시라고 겁내지 마세요"
"올란도 택시를 손님들이 더 좋아해요. 잘 탔다고 잔돈도 안 받고 가신 분도 있었어요"
2013-02-07 김혜동 편집국장
홍성군에서 유일한 RV(Recreational Vehicle)차량 택시인 올란도 택시 1호차를 몰고 있는 유희윤(47·사진) 씨는 주변의 기사들은 물론이고 차를 타본 고객들도 만족해한다고 연신 자랑을 늘어놨다. 지난 28일, 일주일 중 가장 한가한 월요일에 만나 다행이라는 유 씨는 올란도 택시의 장점을 조목조목 꼽았다. "일단 치마 입은 여성 손님들과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좋아합니다. 기존 택시보다 천장이 높아서 타고 내릴 때 불편함이 덜 하다고 해요. 체격이 큰 남자 손님들이 여러 명 탈 때도 불편함이 없어요"
유 씨는 짐을 많이 실어야 하는 탑승자들도 올란도 택시를 타면 만족감이 크다고 전했다. "쌍둥이 자녀를 동행한 가족과 유모차까지 모두 태울 수 있었다"며 "특히 공항에 가면 짐 가방을 여러 개 가져온 사람들도 태울 수 있는 게 올란도 택시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유 씨는 2006년도부터 지금까지 약 8년간 택시를 운전해 온 베테랑 기사다. 대우에서 자동차현장순회서비스를 하다가 명예퇴직한 후 택시운전으로 전업했다는 유 씨는 올란도 택시로 바꾸기 바로 직전에는 GM대우(현 한국GM) 시절의 토스카를 이용했다. 택시를 운전하며 접한 노약자 탑승객의 불편에 대해 고심하던 유 씨는 때마침 자신이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 RV 택시를 출시하자 주저 없이 차량을 바꿨다고 한다. 특히 불편한 몸 때문에 택시 승차를 어려워하는 노인들을 보면 부모님 생각이 먼저 났다는 유 씨는 "이왕에 택시 운전을 계속 하고 차량을 바꿔야 할 바에는 과감한 시도라 하더라도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되며 차량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차량등록을 한 후 홍성시내에 등장한 올란도 택시는 지금까지 군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화젯거리로 회자되고 있다. 국내 1호로 구입했고 여전히 충남에서도 2대만 운행되고 있다는 올란도 택시는 그 특별한 생김새로 승객들과 겪는 해프닝도 많다. 요금이 비싼 콜밴과 헷갈려 타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택시가 맞냐고 여러 번 묻기도 한다.
"초기엔 올란도 택시와 일반 택시가 나란히 지나가면 제가 지나갈 땐 아무도 손을 안 들고, 뒤따라오는 일반 택시에 손님이 타는 경우가 많았어요. 뜻하는 바가 있어 과감히 차량을 바꿨는데, 손님이 확 주니 '아차' 싶었죠" 다행이 2달 여 정도가 지나며 올란도 택시도 군민들에게 많이 익숙해졌고 한다.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오해가 가장 우려됐었지만 홍보가 많이 돼 이제는 올란도 택시를 일부러 찾는 손님도 생겼을 정도라고.
그는 "우리 같은 기사들은 택시가 장비일 정도로 중요하다. 여자들이 집이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택시기사들에게는 택시가 곧 집"이라며, "속도감이 좋아 차가 잘 나가고, 연비도 주간에 6.5(km/l), 야간에 7.4(km/l) 정도 나와서 생각보다 좋다. 시야확보도 잘 돼 피로감도 덜하고, 쉴 때는 2열 시트를 접고 누워서 쉴 수도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특별한 택시로 바꾸면서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되자 평소 행동에도 각별한 신경을 쓴다는 유 씨는 "일반택시 형태가 아니라 처음엔 낯설겠지만 안전하고 편한, 무엇보다 짐도 많이 실을 수 있다는 장점을 널리 알려나가겠다"며, "외국에선 RV 일반 중형 택시가 일반화 된 것처럼 한국에서도 인식변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올란도 택시를 국내 1호로 구입해 3개월째 운행 중인 유 씨는 관내 유일의 RV 일반 중형 택시를 운행하며 군민들의 특별한 관심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