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교육열정 정리, 제2의 인생 출발"
25일 이동의 홍남초 교장 퇴임식
"몸담았던 교직을 정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니 감개무량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합니다"
교육자로서 평소 존경 받아오던 홍남초등학교 이동의 교장의 퇴임식이 지난 25일 오전 11시 오페라 웨딩홀에서 가족들과 홍성교육지원청 임병익 교육장, 충남교원단체 총연합회 황환택 회장, 한국스카우트 충남연맹장 이재호 변호사 등 많은 학교장, 교육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홍동면 출신인 이동의 교장은 지난 1970년 서산 팔봉초등학교에서 첫 교편을 잡은 지 올해로 43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오는 28일 정년을 맞는다. "돌이켜보면 43년이란 교직생활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입학을 제때 못하고 1년 늦게 입학하게 돼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된 것도, 호적신고를 3년 늦게 하는 바람에 교편생활을 3년 더 할 수 있는 행운을 주신 것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이 교장은 특유의 긍정과 진취적인 마인드를 드러내며 말문을 열었다. 7남매의 장남이었던 이 교장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온갖 희생을 감내하며 나눔과 배려의 삶을 강조하셨던 부모님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 덕분인지 이 교장뿐만 아니라 동생들 모두 저마다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듬직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장은 살아생전 자식을 사랑하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고향집 앞에 공덕비를 세워 늘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고 산다.
누구보다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이 교장은 초임교사 시절, 홍동천에 흐르는 냇물을 막아 수영장을 만들어 수영교육을 시켜 전국체전에도 출전시켰고, 20년간 사재로 각종 운동부를 창단하여 선수를 배출하는 등 학교 스포츠에 열을 다했다. 특히 야구의 불모지인 충남의 홍남초등학교에서 야구부를 창단하여 선수를 양성해 국가대표를 탄생시키는 등 각종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학교 체육활동 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겨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스카우트 활동은 이 교장 교직생활의 다른 한 축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교장은 현재 충남연맹 훈육위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퇴임 이후 오롯이 열과 성을 다해 스카우트 활동에 전념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이렇게 건강하게 젊음을 유지하는 것은 지금까지 38년 동안 매서운 강추위에도 산속 천막에서 강인한 모습으로 야영생활을 한 스카우트 활동과 청소년 운동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교장은 평소 후배 교사들이나 학생들에게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되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도전의식, 창의적인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묻어나는 이 교장의 행보는 '교육장으로 재직하다가 교장으로 부임하기는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 아니었을까' 라는 의구심을 단번에 씻어 주었다.
퇴임 이후의 계획을 묻자 이 교장은 "앞으로 제가 나고 자란 만경산 기슭, 공기 맑고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이 숨 쉬는 곳 돌팡뫼에서 늘 푸른 나무들과 벗 삼아 전원생활을 하며 살고 싶습니다. 또 평생을 제 곁에서 때로는 애인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살아오면서 올곧게 35년간 뒷바라지를 해준 아내와 함께 여생을 여유롭게 보낼 예정입니다" 퇴임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새 삶을 펼치면서 살겠다는 이 교장은 "요즘처럼 혼탁한 사회에서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로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을 최우선 모토로 정했다. 무엇보다 홍성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달려가 무슨 일이든 발 벗고 나설 것"이란 말을 남겼다. 이동의 교장은 홍성교육청 장학사, 산수초 교감, 홍성초 및 광동초 교장, 홍성교육청 장학관, 홍성교육장으로 재직하면서 지역사회와의 화합에 힘써 왔다.
한편 이 교장은 이번에 정년을 맞으면서 아무 사고 없이 40년 이상을 근속한 교원들에게만 주는 정부의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