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쉽게 배우는 한자 교육

2013-03-07     유선자 시민기자

2012년 봄 6살 수민이가 한자를 배우기 시작함과 동시에 한쪽 벽에는 브로마이드를 부착해 놓았다.

한글을 읽기 시작한 수민이는 날마다 브로마이드를 보면서 한자를 익혔다. 당시 4살 지혜는 수민이가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며 한자를 익힌듯하다. 벽에 부착한 브로마이드를 보며 수시로 물어보면 대답해 준 것이 고작이었는데 어느덧 마흔 개나 인지하고 있었다. 이제 5살인 지혜에게 한글을 가르쳐야 하는데 아직 미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배우고 싶어 안달이 난 지혜는 스스로 한자를 터득했나 싶어졌다. 그런데 때마침 어느 방송사에서 '어리면 어릴수록 한자를 빨리 배운다'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일본 어느 도시 어린이집에선 2세 된 아이들에게 하루 10분 한자를 가르친다는 내용.

아이들이 한자를 얼마나 빨리 인지할 수 있는지 조사를 해 모니 여우, 쥐, 토끼, 사자를 한자와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가타카나와 영어로 알려주고 테스트를 해 본 결과 한자는 16개 가타카나와 영어는 다섯 개를 인지할 정도라 했다.

그동안 나는 무얼 했나? 놀아주고 동화책 읽어주고 영어로 숫자, 색깔, 형용사, 요즘 들어 영어 한 문장. 그것이 고작이었던 것 같다. 동화책 읽어주는 것도 아이가 원할 때만 조금. 내가 읽어주고 싶을 때 잠깐이었던 것 같다. 어제는 지혜의 새 학기 공책을 꺼내들고 8급 한자 50개를 적어놓고 몇 개나 아는지 확인까지 해 보았다. 가르치는 것도 계획 있게 가르쳐야겠다 싶었다.

한자노트에 8급 한자 50개를 적고 음과 뜻을 쓰고 '一'을 쓰고 '하나 일' 적고 부수는 '하나일', 중국어로 '이'발음이 난다는 사실과 지사문자라는 것까지 한자사전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정리하고 있다. 유난히 호기심이 많은 지혜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 일'이다. '하나 일'. 엄마는 '하나 일'이 좋아? "
"엄마는 다 좋아하지. '하나 일'은 중국어로 '이'발음이 난다."
"알아. '이, 얼, 싼, 쓰,우, 리우, 치, 빠, 지우, 쓰' 나 잘하지?"
"정말 잘하네."
"난 영어도 알아. 원, 투. 쓰리…텐"
"지혜는 한자, 한글, 영어, 중국어 중에서 젤 쉬운 게 뭐야?"
"한자. 한자는 많이 알아. 난 한자, 한글이랑 영어랑, 중국어랑 다~ 배우고 싶어"
"정말? 아나운서 되려구?"
"아니, 난 언니될꺼야."
"지혜는 여자니까 당연히 언니가 될거야~, 동생 잘 돌보고 엄마 잘 도와주는 착한 언니."
이번 기회를 계기로 아이들에게 책도 많이 읽어주고 한자카드를 만들어 보여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