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통일에 대한 두 가지 자세
1953년 휴전이 선언된 '6-25전쟁'이후로, 북한과 남한은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 대립은 북한이 90년대 핵 확산 방지 협약(NPT)를 탈퇴하면서 더욱 심화 되었고, 그 후 2002년 서해상에서 해전이 일어나는 등 갈등은 계속됐다. 최근의 사건에는 2010년에 일어난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들 수 있다. 이에 대항하여 군에선 2013년 초, 미군과 연합하여 '키 리졸브'라는 훈련을 했고, 이에 대한 반격으로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잠정 선언하며 양국 간의 갈등이 갈수록 극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러분은 '북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무슨 감정을 느끼는가?
현재, 갈수록 극단적인 상황으로 흘러가는 남북한의 관계에서 각 국의 국민들은 격앙된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표출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더 침착해져야한다. 2001년에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이상 북한의 고립은 불가피하다. 고립에 직면한 북한으로서 고를 수 있는 선택지라고는 고립과 대응, 그 두 가지밖에 없었을 것이고, 도발을 감행하여 이목을 끈 것도, 핵무기 개발권을 무기로 사용하여 미국과 협상을 이어온 것도 그 이유이다. 또한 세습 정권인 북한에서 지도자의 교체가 일어난 현 시점, 새로운 지도자의 강인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다. 북한에게는 현재 교류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이후에도 남측 노동자들의 개성공단 출입을 허용하는 북한의 행위로부터 알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 협력, 그리고 대화와 타협이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우리들의 태도를 떠올려보자, 북한 관련 기사가 올라오기만 하면 그것이 좋은 소식이던, 나쁜 소식이던 무분별적으로 비판하기 일쑤였다. 이에 한 술 더 떠서, 정치권에서도 북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정치인들을 좌파라는 단어로 속박했고, 비난했다. 언젠가 정부 기관이 사이버 테러를 당했을 때, 진상 규명을 하기도 전에 "이것은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 지어 발표했던 기관의 대변인이야말로 진정 비난 받아야 마땅한데 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방송사 CNN에서는 서울에서 일어난 시위 장면을 보도하며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고, 서울은 불바다"라는 오보를 한 적도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있는 뉴스를 말이다! 이는 남북한의 관계를 오히려 더 악화시킬 뿐이고, 고로 이러한 오류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들은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주체적인 의식을 지니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및 평화 통일을 위해 힘써야만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활동에는 뭐가 있을까?
나는 반크(VANK)라는 사이버 외교 사절단 홈페이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은 외국에 한국을 널리 알리는 활동을 주로 하는데, 그 중에서 평화 통일과 관련된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외국인들과 해외동포들에게 한반도의 평화를 호소하는 메일을 보낸다. 하지만 남들에게 호소하는 글을 쓰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바꾸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을 과감하게 버리고, '한민족'이라는 뿌리를 가진 그들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우리와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활발한 교류를 통해 소통을 늘려나가야 한다. 이 밖에도 평화 통일을 위해 우리가 평화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들은 많다. 이미 여러분들의 귀에 익숙한 방법들이니 굳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그 대신에 화제를 바꿔, 나는 여러분들에게 한 가지만 당부하겠다.
북한을 대등한 국가로서 존중해주고, 같은 한민족이니 사랑하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지, 북한이 무력 도발에 대해 용납해주자는 말은 아니다. 만약 인도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한다면 그 땐 우리도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 또한 경각심을 가지고 안보 의식을 길러야 한다. 안보 의식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통일이 된다면 그 후에 일어날 안보 관련 사회 문제가 불가피 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보 의식을 갖추는 것은 후일의 주체적 평화 통일에도 틀림없이 기여할 것이다.
두서없이 막연하게 써 내려간 이 글의 끝에서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자면, 먼저,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동등한 국가로서, 같은 민족으로서 현재 북한을 이해하며, 앞으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과제인 '평화 통일'의 방안을 모색하자. 둘째로, 평화 통일 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무조건적인 관용보단 안보 의식을 가지고 보다 주체적으로 나아가자. 북한과의 갈등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현재, 우리들은 안보 의식을 지녀야한다. 그들을 이해하는 법을 배우고 사랑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 두 가지가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주체적 평화 통일의 꿈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아픔이 없는 사랑은 없고, 고통이 없는 기쁨은 없다. 현재 양 국 간의 갈등과 대립도 이와 같다. 남북이 현재 겪고 있는 이 진통을 밑거름으로 하여, 평화의 울림이 널리 퍼지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