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마을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며
홍성군 11개 읍·면 마을별 풍성한 정월대보름 민속제 열려 신명나는 가락 속에 소원 매단 달집 타닥타닥 타들어 가고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새해 첫 보름달이 뜨는 음력 1월 15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지난 11일과 12일 이틀간 홍성군의 여러 읍·면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11일에는 △홍성읍 월산1리 정월대보름 행사 △갈산면 노동마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 △장곡면 대현1리 달맞이 축제·상송1리 정월대보름 행사·옥계1리 용왕제 △은하면 상하국마을 마을제 △구항면 내현마을 대동제·발현마을 느티나무 서낭제 등이, 이어 12일에는 △홍북읍 동막마을 정월대보름 행사 △장곡면 오성리 느티나무 대동제·압곡마을 당산제 △결성면 주교마을 풍년기원제 △서부면 2025년 홍성 수룡동당제 공개행사 △구항면 미정마을 산신제, 서낭제·장양마을 큰버들제 등이 진행됐다.
장곡면에서는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마을 곳곳에서 마을의 풍요와 평안을 기원하는 다양한 전통민속제가 펼쳐졌다. 또한 오는 28일에는 신풍2마을 용왕제(샘제)가 예정돼 있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대현1리(이장 정상진)와 상송1리(이장 곽현정)에서는 풍물놀이패를 시작으로 풍년기원고사와 달집태우기를 진행하며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마을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했으며, 옥계1리(이장 전영하) 용왕제는 한해 농사가 풍년이 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주민들이 우물을 청소하고 제를 지냈다.
또한 오성리의 느티나무 대동제와 지정리 압곡마을 당산제는 오랜 세월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 온 느티나무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주민들의 소원을 담아 제를 올렸다.
유대근 장곡면장은 “전통민속행사가 사라져가는 추세에 오늘날 장곡면 민속제는 우리지역의 전통문화를 알리며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고장의 전통문화를 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갈산면에서는 지난 11일 갈산농협 주차장에서 갈산면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마을 달집태우기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갈산면 노동마을 달집태우기 행사는 지역의 화합과 민속놀이 보존 등을 위해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지역의 대표 축제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신밟기를 하며 액을 쫓는 의식으로 시작해 풍물놀이를 거쳐 소원지 쓰기와 연날리기 등 민속놀이 체험이 진행됐으며, 특히 노동마을 고유의 달집태우기와 불꽃놀이에 많은 방문객의 환호가 이어졌다.
오완근 갈산면장은 “이번 달집태우기 행사를 통해 그간의 나쁜 것들은 모두 달집에 태워서 날려 버리고 2025년 을사년은 밝고 둥근 보름달처럼 갈산면민 모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구항면 거북이마을의 3부락 중 한 곳인 내현마을(이장 김진섭)에서 이른 시각 성황당·북방·남방 등 3제를 지낸 뒤, 오전 11시 30분 경 마을회관에서 대동제를 치르며 한 해의 풍년과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이어 같은 날 발현마을(이장 이완순)에서는 오전 10시 느티나무 서낭제를, 오후 6시에는 달집 태우기 행사를 진행했다. 홍성군 보호수(2010-1)로 지정된 ‘내현리 발현마을 느티나무’는 수령 450년 이상으로 추정되며 예부터 지금까지 마을에서 서낭제를 지내는 나무로 신성시해 보호하고 있다. 한편 느티나무가 위치한 곳은 옛날 홍성읍으로 통하던 큰 길목으로 마을주민뿐만 아니라 이 길을 통행하던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제를 지내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이뤘다고 전해진다.
최해영 구항면장은 “이번 정월대보름 행사를 통해 달집과 함께 면민들의 액운을 모두 태워버리고 희망과 행복이 힘차게 피어오르는 2025년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