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용역사에 맡겨서 자료가 없다고요?”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서 국내산만 썼다는 증거를 달라

2025-04-03     오동연 기자
<strong>오동연</strong><br>취재기자

[홍주일보 홍성=오동연 기자] 본지는 지난 2월 20일자 지면에 기사 <2024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 지역경제 효과 과연 얼마나 있었나?>를 보도한 바 있다. 

내용은 ‘홍성글로벌바비큐페스티벌(이하 홍성글바페)’에 대한 평가연구용역 결과였다. 연구용역 자료에 따르면 홍성글바페로 인한 지역 경제 직접 효과가 약 301억 800만 원에 이른다는 내용이다.

신문이 발행되자마자 기사를 읽은 한 독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간단하게 내용은 이렇다. “백종원이 돈을 다 가져간다든디… 고기도 수입고기를 썼다는디 이거 취재 좀 해서 보도해줘유. 기자님.”

항간에 홍성글바페에서 수입고기를 사용했다는 풍문이 심심치 않게 돌고 있다는 독자의 제보였다. 

단순히 수입고기를 사용한 사실이 문제가 되진 않는다. 하지만 홍성군은  지난 글바페에서 100% 홍성산 고기를 사용했다고 말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글로벌화를 목표로 백종원 대표를 앞장세워 개최한 홍성글바페를 전 군민에게 거짓 홍보한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명확한 사실확인이 필요했다. 

이에 본지 기자는 지난 2월 20일 홍성군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그 내용은 △2024 홍성글바페에 사용된 육류 구입처 △2024 홍성글바페에 사용된 육류 구입량 △2024 홍성글바페에 사용된 육류 원산지 △2024 홍성글바페에서 사용된 육류 구입 증빙자료 등이었다.

이러한 내용으로 정보공개 청구를 했더니 며칠 후인 3월 5일, 홍성군은 ‘타기관 이송’을 통지했다. ‘청구 내용은 우리 기관에서 보유, 관리하는 정보가 아니므로 소관 기관으로 이송한다’는 것이었다. 이송 기관은 바로 홍주문화관광재단이었다.

기자는 또다시 기다렸다. 그리고 3월 17일 마침내 정보공개 청구 결정이 났다. 그러나 보름 이상 결과를 기다린 기자를 허탈하게 했다. 내용은 이렇다.

“귀하께서 요청하신 자료에 관해서는 ‘먹거리 콘텐츠 개발 및 운영 용역’으로 용역사(더본외식산업개발원, 대표 백종원)에서 진행하였기에 귀 재단에 자료가 부존재함에 따라 정보를 공개할 수 없습니다.”

홍성군이 2024 홍성글바페를 치르면서 백종원 대표의 더본외식산업개발원에 용역을 줬고,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가 홍성군에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용역을 맡긴 행사의 주체인 홍성군이 용역사에 관련 증빙자료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올해 초 군수 읍면순방 때 한 주민이 “바비큐 페스티벌 때 홍성군 지역내에서 키우는 고기만 사용해서 축산 농가 소득향상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면서 “축산농가에게 실질적 혜택이 갔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하자, 이용록 군수가 “한우 한돈 전부다 홍성 것을 썼다”고 답했던 장면도 스쳐지나간다.

요즘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수입고기 사용, 원산지 표시 문제 등 여러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홍성글바페에서 쓰인 육류 중에 수입고기가 있지는 않았는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홍성군이 자신 있게 명확한 근거와 증거를 공개해, 수입고기를 썼다는 소문을 잠재워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