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예방, 나무 심는 것보다 중요하다

2025-04-03     조승만 <​​​​​​​문학박사, 전 충남도의원>
<strong>조승만</strong><br>문학박사<br>​​​​​​​전

탄핵정국으로 전국적으로 혼란스럽고 어수선한데 설상가상으로 경상도 일원에 대형산불이 발생해 공무원, 진화대원, 주민, 헬기추락 등 많은 인명피해와 이재민, 천문학적인 재산피해가 발생해 너무나 안타깝기도 하다. 

특히 산불 진화 중에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게 애도와 함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루빨리 산불재난이 종식되고 조속한 복구와 안정을 되찾기를 기원하는 간절한 심정이다.

전국적으로 봄철 산불조심 기간을 설정해 운영하고 강조하지만 매년 봄철이면 반복적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서 인명과 재산에 대하여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 

산불은 오랜 기간 잘 키워 온 산림과 유명사찰, 주택, 축사 등 모든 것을 일순간에 잿더미로 날려버리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불을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산불은 우리가 잠깐의 설마하는 방심과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바람으로 산불 발생의 위험은 점점 커지고 매년 발생해 심각성을 주고 있다.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2년) 발생한 전체 산불 2858건(3만 2618ha) 중 봄철 산불조심 기간 동안 발생한 산불은 1818건(3만 1145ha)으로, 그중 봄철 산불은 전체 산불의 63.6%를 차지하는데 이번 경상도 산불과 같이 봄철의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은 대형산불로 확산될 소지가 많기 때문에 봄철 산불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홍성군 산불백서 자료를 보면 2023년 4월 2일 식목일을 목전에 두고 산불이 발생해 서부면 내에 동시다발적으로 대형산불로 확산돼 3일 만에 진화는 됐지만 임야 1337ha를 태웠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농업, 축산, 산림, 문화재 등 304억 원이라는 커다란 재산피해와 이재민도 10개 마을에서 91명이 발생했고 정부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며 복구비가 312억 원으로 확정되기도 했다. 나무위키의 자료를 보면 홍성군 서부면의 산불 원인이 담배꽁초에 의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필자가 어릴 때 옛 어른들이 봄불은 도깨비불(여우불)이라고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난다. 봄불은 이산 저산 도깨비처럼 옮겨 다니니 말이다. 농촌에서 논밭두렁과 농가부산물을 태우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불씨가 인근 산으로 번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농촌의 고령화 추세로 소규모 영농부산물 소각으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동형 영농부산물 파쇄기를 마을별로 농가별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영농부산물 파쇄단 운영방안도 봄철 산불을 방지하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등산과 입산 시 라이터 등 휴대 금지, 산소에서 촛불켜기 금지 및 산소 주변 소각행위 금지, 산림 내 취사·흡연 금지, 산과 인접한 농가의 나무보일러 과열 등 일체의 산불 발생원인을 차단하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봄철을 맞아 산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만큼 매우 중요한 것은 산불 예방이다. 괜찮겠지 하는 무관심과 부주의로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산불은 우리가 오랜 기간 동안 공들여 조성한 아름다운 산림을 하루아침에 잿더미로 만드는 일이 없도록 이번 대형산불을 계기로 교훈 삼아 국민이 지켜야 할 산불방지 요령, 불에 잘타는 소나무와 잡목 위주의 산림을 경제수종과 목재로서 가치 있는 내화수종개량 식재, 산불감시, 진화, 대응방법 등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과 대책을 강구해 봄철이면 반복되는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대형산불이 매년 되풀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