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한여름 더위를 극복하는 두 가지 방법, ‘이열치열 vs 이열치냉’

영양 밀도에 있어 삼계탕에 결코 뒤지지 않는 추어탕은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체력을 회복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보양식이다. 특히 장어에 비해 철분이 8배나 많아 여성 건강에도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보건소 인근에 위치한 남원추어탕은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 추어탕 전문점으로 추어탕과 추어튀김 단 2개의 메뉴만을 판매하고 있다. 기자는 이번호를 준비하며 ‘추어탕’을 처음 먹어봤다.

주인아저씨가 다른 손님상으로 걸어가며 “국수사리랑 밥 반 공기 먼저 넣고, 국수부터 건져 드세요” 말한다. 그대로 따른다. 사리를 넣고 젓가락으로 휘젓는데, 무청 시래기가 담뿍이다. 국물을 먼저 맛본다. 어죽처럼 걸쭉하고 비슷한 듯하나 뭔가가 다르다. 그윽한, 가을 낙엽의 냄새가 스민다. 시래기 특유의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된장과 들깨를 만나 그것들을 머금고서 더욱 그윽한 맛이 됐다. 얄팍한 식감에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시래기는 줄기에서, 보다 압축된 맛이 퍼져 나온다. 어느새 뚝배기엔 숟갈로 남은 것들을 긁어모았던 흔적만이 남았다. 
 

온몸에 숲 내음을 품고 있는 버섯은 그 종류가 다양하며, 영양 성분 또한 골고루 갖춘 자연식으로 맛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매우 이로운 식재료이다. 면역력 강화·콜레스테롤 조절·항산화 작용·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며, 종류에 따라 효능이 다르기 때문에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용봉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별난버섯집은 버섯전골, 들깨버섯탕 등을 주력 메뉴로 판매하고 있는 버섯요리전문점이다. 북적이는 점심시간, 기자는 ‘버섯육개장(중간맛)’을 주문했다.

흔히 육개장이란 메뉴를 떠올리면 빨간 국물이 연상되는데, 별난버섯집의 육개장은 표고버섯을 우려낸 물처럼 투명한 갈색빛이다. 버섯육개장은 순한맛·중간맛·매운맛 등 맵기를 선택할 수 있는데, 중간맛으로 주문한 국물에선 순후추의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후추로 맵기를 조절하는 듯하다. 건더기는 팽이·표고·느타리·새송이까지 총 4종의 버섯과 대파와 양파 그리고 약간의 당면이 들어있다. 또 소고기가 들어있는데, 장조림용 부위가 사용된 듯 단단한 식감에 담백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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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명만 보면 칼국수전문점으로 오해하기 십상인 이곳은, 대로변에 위치해 간판조차 걸려있지 않으나 대기자가 줄을 잇는 지역 맛집이다. 기자는 40분가량을 기다려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가게 내부엔 대기 손님들을 위한 쾌적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로 이 집의 웨이팅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매장 안을 가득 메운 손님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물막국수 또는 비빔막국수를 먹고 있다. 멀국을 좋아하는 기자는 물막국수를 주문한다.

잘 익은 열무김치가 섭섭지 않게 올라간 물막국수는 새콤달콤한 냉면과 비슷한 맛이다. 메밀면의 은은한 고소함과 고명처럼 뿌려진 땅콩·깨의 직설적 고소함이 겹겹이 더해져 국물과 조화를 이룬다. 살얼음 깔린 육수를 절반가량 마시니, 더위는 흩어지고 시원함이 비길 데 없다. 

열무와 메밀 또한 위에 소개한 메뉴들 못지않은 효능을 갖고 있다. 열무는 적은 열량에 비타민B·C군,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돼 원기 회복에 좋고 혈압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으며, 메밀은 루틴·케르세틴·비타민E 등이 풍부해 건강에 여러 이점을 제공한다. 
 

현대아파트 근방에 위치한 월산콩국수는 서리태 콩물과 클로렐라 면을 사용한 푸릇한 콩국수를 판매하고 있다.

클로렐라는 단세포 녹조류로 단백질·비타민B군·철분·엽록소 등이 풍부해 일반 밀가루 면보다 영양 밀도가 훨씬 높고 미세 영양소까지 섭취할 수 있으며, 서리태는 단백질·식물성 지방·식이섬유·칼슘·철분·이소플라본 등의 영양 성분이 포함돼 있어 혈관건강·탈모예방·암예방·치매예방·갱년기증상완화 등 수많은 효능을 볼 수 있다.

월산콩국수의 서리태콩국수는 그냥 먹어도 될 정도로 기본 간이 돼서 나온다. 국물에서 마치 풀줄기에 촘촘하고도 여리게 박힌 솜털과도 같은 촉감이 느껴진다. 거친 듯 부드럽다. 같이 나오는 알배추 겉절이는 씹을수록 은은하게 퍼지는 단맛과 액젓의 감칠맛이 합심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쫄깃한 면발은 색감처럼 싱그러운 맛을 전달하면서 아쉬울 만치 적당한 양이라 금세 해치우게 된다. 남은 콩국을 연거푸 흡입한다. 콩물의 농도가 경양식집에서 나오는 수프와 비슷해 한국식 차가운 수프(cold soup)를 먹는 듯하다.
 

결성면 읍내 사거리에 위치해 결성면행정복지센터와 이웃한 문전성시는 돈가스·비빔밥·순두부찌개·갈비탕 등의 식사를 판매하는 곳으로,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부턴 메뉴판에 초계국수가 추가된다.

초계국수는 고단백 저지방 닭고기와 신선한 채소, 과일 등으로 구성된 영양가 높은 음식으로 여름철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이다. 문전성시는 직접 우려낸 닭 육수를 사용하고 있어, 단순한 맛을 넘어 콜라겐·아미노산·미네랄·비타민B군·전해질 등의 영양까지 섭취할 수 있다.

면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다채롭게 둘러진 7가지 고명이 눈을 사로잡는 동시에 흰자와 노른자를 따로 분리해 지단을 부쳐낸 주인의 정성이 전달된다. 이 일곱 가지 고명은 색감으로 눈을 즐겁게, 식감으로 입을 즐겁게 한다. 잡내 없이 시원하면서도 담백한 육수는 각 재료가 제 몫을 해내게끔 맛을 헤치지 않으면서 지원하는 응원군 같다. 여름을 상징하는 이 음식을 먹는데, 한겨울 추위가 엄습한다. 코를 훌쩍이며 그릇을 비워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