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전통시장, 사람과 정이 흐르는 지역경제의 심장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의 생계가 숨 쉬고, 인심과 정이 오가던 광천전통시장은 우리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었다. 토굴새우젓과 광천김이라는 전국 유일의 브랜드를 품고, 가족의 밥상을 책임지던 삶의 현장이었다.
서해안에서 수많은 이들이 오가며 토굴새우젓을 사고, 광천김을 나르며, 어깨를 부딪치고 정을 나누던 바로 그곳. 정이 있고, 맛이 있고, 사람이 있는 이 시장이 정말 끝났다고, 정말 사라져야만 한다고?
답은 분명하다. 아니다. 이 시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힘이 있다. 단, ‘과거 그대로’여서는 안 된다. 이제는 새로운 시장의 길을 함께 만들어야 할 때다.
비어가는 점포, 줄어든 발길, 높아진 평균 연령, 현재의 시장은 지역경제와 공동체가 함께 늙어가는 현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으로 가득한 공간이다. 토굴새우젓이라는 자산이 살아 숨 쉬고 있고, 소중한 지역상권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상인들의 땀과 자존심이 지켜지고 있다.
전통시장은 단지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가 아니라, 지역의 이야기를 담고 나누는 공간이어야 한다. 새로운 세대의 활력이 더해지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야 한다. 상인과 천년이 함께 살아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군민 여러분과 함께 움직인다면, 시장은 다시 살아난다. 그 출발점은 광천이다.
이제는 ‘사는 곳’에서 ‘찾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유의 정체성은 지키되 문화적 감각을 덧입혀야 한다. 주말 골목 버스킹, 토굴젓 쿠킹쇼, 광천김 시식 체험 등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해 시장을 단순한 소비 공간이 아닌 ‘머무르고 싶은 공간’으로 전환할 수 있다. 빈 점포는 청년예술 부스나 포토존, 문화쉼터로 재구성해 활기를 더할 수 있다.
청년 창업 활성화도 중요하다. 창업 부스를 마련하고 기존 상인과의 멘토-멘티 구조를 통해 세대 간 기술과 경험을 전수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한 시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토굴젓 청년식당’이나 ‘광천김 간식부스’ 같은 모델은 고유 자원을 살리면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시장 기반시설의 현대화와 디지털 전환도 병행돼야 한다. 주차장 확충, 화장실 보수, 지붕 정비 등 생활밀착형 환경 개선은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이는 데 필수다. 동시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과 디지털 유통을 연결해 ‘365일 살아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필자는 홍성군의회 5분 발언, 군정질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장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구체적인 대안도 함께 제시해 왔다. 시장은 단순한 생계 기반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만나는 장이며, 세대 간·계층 간 소통의 장소다. 시장을 살리는 일은 곧 지역의 정체성과 일상을 지키는 일이다.
시장은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지역 상인들과 군민 여러분, 그리고 군의회가 함께 손잡고 ‘살아 있는 골목’, ‘젊은 시장’, ‘관광과 연계되는 상권’으로 재구성해야 할 때다. 전통시장은 사라지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지켜나가야 할 삶의 터전인 것이다.
광천에서 다시 출발한다.
필자는 지역경제의 심장을 힘차게 뛰게 하기 위해, 군민과 함께 호흡하며 묵묵히 걸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