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 “환경 뺀 홍성천 정비, 미래 없다”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2025-08-28     김영정 기자

홍성군이 추진하는 ‘홍성천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이 복개주차장 철거 문제와 맞물려 지역사회의 뜨거운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업비만 1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정비 사업임에도 환경적 관점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김미선 사무국장을 만나 홍성천 정비사업을 환경의 시각에서 짚어봤다.<편집자주>

[홍주일보 홍성=김영정 기자] “정말로 홍성천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생태적 가치 회복과 주민 공론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김미선 사무국장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홍성천 복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하천 수량 유지 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홍성천을 포함한 많은 도심 하천은 자연 상태에서 흐르던 물이 아니라, 하수처리장에서 정화한 물을 펌핑하여 인위적으로 상류에서 다시 흐르게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인위적 방법은 하천이 건천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방편일 뿐, 하천 본래의 자연성을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수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화수 펌핑에 의존하다 보니 수질 오염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장기적인 생태계 복원도 어려운 상태에서 군에서 말하는 친수공간이 제대로 조성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근본적인 수질 개선과 하천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하류에서 펌핑하는 방식 대신 상류에 소규모 하수처리 시설을 설치해 자연스럽게 물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거시적이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자연성 회복 방안은 ‘빈약’
주민들과 자연이 공존하는 홍성천으로 복원해야


김 국장은 군에서 실시한 해당 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보니 상인들이 굉장히 반대를 많이 하셨고 중간에 퇴장하는 분들도 있는 상황에서 찬성하는 사람은 없는 분위기로 마무리 됐다”며 “지금 상황에서 주민설명회라는 방식이 과연 폭넓고 투명하게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지를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개주차장 철거와 관련해 하천 자연성 회복에 대해서는 “복개주차장이 환경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공간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한 복개 철거만으로는 환경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며, 수질 오염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기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업이 정치 이슈로 활용되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찬반 논쟁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론화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선 사무국장이 특별히 강조한 부분은 하천의 본래 의미와 환경적 가치였다. 그는 “하천은 단순한 도시 시설이나 친수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생태적 공간”이라며 “우리는 하천을 재난 예방이나 도시 미관 개선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자연성 회복과 기후 적응력을 갖춘 생명 터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와 불규칙한 강우 패턴에 맞춰 하천을 종합적이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