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토굴새우젓, 쇠퇴에서 도약으로
안전·품질·브랜드 3박자… “변화는 현장의 목소리에서” 보존 넘어 활용까지… 명품 토굴새우젓 마을 조성 박차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토굴 안이 어둡고 습해 작업이 어렵고, 장마철이면 흙탕물이 흘러들어 새우젓을 버려야 했던 적도 있어요.”
광천 옹암지구에서 수십 년째 새우젓을 담그는 상인 A씨의 말이다. 급경사지에 위치한 일부 토굴 진출입로는 강우 때마다 토사유출과 침수 위험에 시달려 왔고, 낙석이나 내부 붕괴 위험이 제기된 곳도 있었다.
홍성군은 이런 현장의 우려를 반영해 총 7억 원을 투입하는 ‘광천토굴새우젓 명품화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사업의 핵심은 안전 확보, 품질 표준화, 주민 참여 기반의 지속 가능성 확보다.
사업계획에 따르면, 옹암지구 토굴 중 일부는 진출입구 보수와 낙석 방지 대책이 시급한 곳으로 지목됐고, 이에 따라 콘크리트 보강, 조명설치, 전기 수리, 낙석 방지용 캐노픽스 설치, 내부 폐기물 처리 등이 집중 추진된다. 토사유출을 막기 위한 옹벽도 설치되며, 진출입로와 주변 도로를 정비해 상인과 방문객의 이동 안전도 확보할 계획이다. 품질 편차와 위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QR코드 기반의 스마트 이력관리 시스템도 도입된다. 이 시스템은 원재료 구입부터 숙성, 보관, 판매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소비자가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상인들은 “포장재가 제각각이라 광천젓갈인지 알기 어렵다”는 점을 꾸준히 문제로 지적해 왔다. 이에 따라 통일된 브랜드 로고를 적용한 포장재와 용기가 새롭게 도입되며, 모바일과 SNS 확산이 용이한 형태로 디자인을 개선한다. 포장박스 시범 제작, 홍보동영상과 기념품 제작 등 마케팅 활동도 병행된다.
사업의 성패는 현장에서 제도를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군은 2026~2027년 총 10회의 상인 대상 교육과 4회의 선진지 견학을 통해 상인 역량 강화에 나선다. 교육은 이력제 운영, 위생관리, 고객 응대, 공동브랜드 관리 등으로 구성되고, 순창 고추장마을, 신안 천일염업 등 국가중요어업유산 성공사례 견학도 병행된다.
한편 군은 장기 계획으로 광천토굴새우젓 하차장 조성, 홍보전시관 리모델링, 포토존 조성, 마을정원 조성, 테마산책로 정비 등 총 50억 원 규모의 관광·경관·체험 인프라 구축도 함께 추진 중이다.
박미옥 홍성군 해양수산과 어촌산업팀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광천토굴새우젓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환점”이라며 “상인들과 함께 체계적인 운영모델을 만들어 광천이 다시 한번 전국적인 새우젓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