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공화국, 해답은 기술 창업이다”
2025년 대한민국은 ‘창업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폐업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연간 폐업 사업자는 약 98만 명에 달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음식·숙박·소매업 등 전통 자영업 분야는 고물가와 고금리, 임대료 인상까지 겹쳐 폐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숫자 이상이다. 창업 5년 생존율은 30% 안팎으로, 열 명 중 일곱은 무너진다. 자영업 중심 창업은 이미 구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폐업 공제금 확대 같은 사후적 처방만으로는 이 악순환을 끊기 어렵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해답은 ‘기술 중심 창업’에 있다. 창업 생태계가 진정한 전환기를 맞으려면 기술, 데이터, 헬스케어, AI 등 신산업 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단지 유망 산업에 편승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경쟁력 확보라는 창업의 본질적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이다.
실제로 테크 창업은 실질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반 버추얼 휴먼을 개발하는 딥브레인AI는 국내외 방송사와 협업하며 상업성과 기술력을 입증했고, 닥터나우는 원격진료 플랫폼으로 코로나19를 기회 삼아 폭발적으로 성장해 2000억 원대 기업가치로 평가받는다. 또한 바이오테크 기업 넥스아이는 전임상 신약 후보물질을 일본 제약사에 기술 수출하며 글로벌 무대에 진입했다. 이들 모두가 “시장의 본질적 문제 해결”에 집중한 결과다.
최근 트렌드를 살펴보면, 기술 창업은 몇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생성형 AI, AI 반도체, 디지털 치료제, 펨테크, 에듀테크 등이 그것이다. 특히 생성형 AI는 챗봇, 자동 콘텐츠 생성, 지능형 고객응대 등 실생활 접점이 많고 시장의 확장성도 크다.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고령화 사회와 맞물려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해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모코그와 같은 스타트업은 치매 예방을 위한 디지털 치료 솔루션으로 150억 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테크 창업 역시 만능은 아니다. 고급 기술 인력 확보, 초기 R&D 자금, 규제 리스크, 시장 검증의 어려움 등은 여전히 큰 장애물이다. 특히 의료·바이오 분야는 임상시험, 식약처 인증 등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절차가 필수이며, AI는 개인정보와 윤리 이슈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창업자와 정책 당국이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은 분명하다. 창업자에게는 MVP(최소 기능 제품) 개발과 빠른 시장 검증, 기술 기반 문제 해결력, 자금 조달 전략의 다각화, 정부 보조금 및 규제 샌드박스의 전략적 활용, 글로벌 확장성 확보가 중요하다. 정책적으로는 R&D 세액공제, 디지털 헬스케어 인증 간소화, 민간 투자 활성화, 지방 테크 허브 육성 등 선제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2025년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고비용·저효율 자영업 모델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기술 중심의 창업 국가로 도약할 것인가. 창업은 곧 미래 산업의 씨앗이다. 더 이상 폐업 통계를 양산하는 창업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을 살리는 창업으로 가야 한다. 그 중심에는 테크 창업이 있다. 대한민국 창업의 다음 10년은 기술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