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전 난항에 읍성 복원 제동

KT사옥 이전, 조양문 인근 위치해 복원 지연 예산 절감 협상, 타결 여부가 사업 성패 좌우

2025-10-16     한기원 기자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홍주읍성 복원사업을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오관리 KT사옥 이전이 예산과 기술 문제로 장기 교착 상태에 빠졌다.

홍성군은 조선시대 읍성의 멸실된 성벽과 주요 관아 건물 등을 복원해 원도심 활성화와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홍주읍성 복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복원 구역 핵심인 조양문 인근에 위치한 KT사옥이 여전히 이전되지 못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약 600억 원으로 추산됐던 이전 비용은 설계 조정과 협의를 거쳐 330억 원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막대한 규모다. 이 중 토지 매입 및 지장물 보상비 120억 원, 통신설비 이전비 210억 원이 포함되어 있다.

홍성군은 토지 매입 및 지장물 보상비 약 120억 원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전체 330억 원을 군비만으로 충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문화재청에 KT사옥 부지의 문화재 구역 지정을 신청해 국비 확보를 시도했으나, 보증 서류 미비로 부결됐다.

KT 측은 통신설비 이전에 따른 기술적·운영적 난제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이전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입장이다. 특히 수많은 관로를 전면 이전해야 하는 기존 계획 대신, 일부 시설을 남기고 ‘기지국사(무선 통신 신호 송수신 장비 설치소)’를 별도 설치하는 등 비용 절감 방안을 협의 중이다.

KT는 오관리 사옥 유지보수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등 본격적인 이전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이전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심스럽지만, 이전에 대한 의지는 분명하다”며 “군과 긴밀히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오성환 홍성군 문화복지국장은 “KT사옥 부지의 문화재 구역 지정을 위해 내년 초 발굴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통신설비 이전비 절감 방안을 KT 측과 지속적으로 논의해 타결점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