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류 막힌 삽교천, 비만 오면 또 ‘불안’
비 올 때마다 구만교 주변 주민들 밤잠 설치며 물길 주시 하천정비 기본계획만 수립 중… 실제 준설은 수년 뒤에야
[홍주일보 예산=한기원 기자] 지난 7월 하천 범람과 제방 붕괴로 큰 피해를 입었던 예산군 삽교읍 구만교 일대 주민들이 또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비만 내리면 언제 물이 넘칠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도, 하천 준설과 정비사업은 최소 4~5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돼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삽교천은 국가하천으로 지정돼 금강유역환경청이 관리하고 있으며, 예산군 삽교읍 구간도 이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하천 정비와 준설은 환경청의 기본계획 수립 및 사업시행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새벽, 예산군 삽교읍에는 78㎜의 비가 내렸다. 강우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오전 6시 30분 기준 구만교 수위는 5.49m까지 상승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여름철 침수 피해를 겪은 주민들은 다시금 불안한 눈빛으로 강가에 나와 물길을 지켜봤다.
주민 현종학 씨는 “토사와 나무가 하류에 쌓여 물이 빠지지 못하고 다리 앞에 고인다”며 “지난 여름 피해를 떠올리면 또 큰물이 들이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구만교 하류 구간은 준설과 정비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사진>
하지만 본격적인 사업 착수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현재 삽교천 하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본계획 확정 후에도 실시설계와 공사발주 등 절차를 거쳐야 해 실제 정비까지는 최소 4~5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도 조속히 추진하고 싶지만, 환경적 요인과 지역 내 찬반 여론 등이 얽혀 있어 쉽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기본계획 수립과 행정절차를 최대한 서두르는 방법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