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새조개… “씨가 말랐다”
천수만 새조개 생산량 최근 3년 사이 급감… 어획 사실상 중단 과학적 원인 규명·인공종자·환경 복원 포함한 로드맵 마련 촉구
[홍주일보 한기원 기자] 식감 좋고 맛으로 이름났던 새조개를 이제는 남당항에서 맛보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20년 넘게 축제를 열며 겨울철 지역경제를 이끌었던 대표 특산물이 자원 고갈 위기에 놓였다.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 편삼범 의원(보령2·국민의힘)이 천수만 해역에서 발생한 새조개 대량 폐사 문제를 도정의 우선 과제로 제기하며, 과학적 원인 규명과 체계적 복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편 의원은 지난 13일 해양수산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천수만은 전국 새조개 생산의 핵심지로, 지역 어업인의 생계와 직결된 중요한 수산자원”이라며 “최근 3년간 폐사가 반복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천수만 새조개 생산량은 △2022년 이후 전년 대비 70% 이상 급감 △2024년에는 사실상 어획 중단 수준에 이르며 자원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당항 일대 어민들은 “겨울이면 바다에 나가 새조개 캐는 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배를 띄울 이유가 없다”며 “수온이 변하고 바닷속 환경이 달라지면서 예전 같지 않다. 새조개가 사라진 게 아니라 바다가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더 무섭다”고 토로한다.
상인들 또한 “철이 돼도 팔 물건이 없으니 장사가 멈춘 것과 같다. 남당항 겨울 경기가 통째로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편 의원은 수온 상승, 저층 용존산소 감소, 퇴적물 오염, 무분별한 채취 등 복합 요인이 폐사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방류사업 중심의 기존 정책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수질·저질 환경 정밀조사 △폐사 원인 학술 연구 △인공종자 개발 및 실증 연구 △어민 참여형 관리체계 구축 등을 포함한 종합 복원 로드맵 수립을 요구했다.
또한 “새조개는 한 번 고갈되면 자연회복이 쉽지 않아 수산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어업을 위해 생태기반 자원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해양수산국은 “국립수산과학원과 합동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복원사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편 의원은 “어민 생계 보호와 해양생태 보전을 위해 도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행정사무감사를 계기로 ‘천수만 새조개 자원복원 종합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