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녹이는 따뜻한 손길

김장 나눔·성금 기탁·귀향 모임으로 이어지는 ‘온정의 계절’ ‘희망2026 나눔캠페인’ 확산… 취약계층 겨울철 안전망 강화

2025-12-04     한기원 기자

 

연말의 나눔이 지역을 살리고
참여의 기쁨이 모두를 비춘다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는 가운데 매서운 칼바람에 어깨가 움츠려 드는 요즘, 홍성지역 곳곳에서 이웃 간 사랑과 정을 나누는 나눔 행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김장김치 나누기부터 성금 기탁, 난방 물품 지원, 그리고 출향인들의 귀향 송년모임까지 맞물리며, 겨울의 차가움을 녹이는 따뜻한 온정이 지역 전역에 퍼지고 있다. 겨울철 복지 수요가 커지는 시기와 맞물리며 나눔 활동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김장김치 한 포기에서 시작된 온정
최근 홍성·광천·홍북읍을 비롯한 홍성군 11개 읍·면 단위 새마을부녀회와 사회단체는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를 열고 정성껏 버무린 김장김치를 독거노인, 다자녀·한부모 가정, 장애인 가정 등에 전달했다. 특히 홍동·갈산면은 김장김치 대신 동치미를 직접 담가 이웃에 나눴다.

김장 재료비 상승에도 참여 단체와 인원이 전년보다 증가해 “힘든 시기일수록 함께 버텨야 한다”는 주민 정서가 나눔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정임 홍성군새마을부녀회장은 “김장을 직접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과 취약계층 가정에 행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아 전달드리고 있고,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은 저희가 직접 찾아가 전달하기도 한다”며 “특히 읍면별 회장님들이 정말 고생이 많으시다.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운 날씨에 김장할 때마다 몸은 힘든 게 사실이지만, 김치가 완성돼 이웃에게 전하면 얼마나 흐뭇하고 좋은지 모른다. 단지 그것 하나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며 “읍·면별로, 또 개인별로 성금 기탁도 매년 빠짐없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 지역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조금이라도 덜 춥게 보내셨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성금·난방 지원으로 더해지는 따뜻함
지역 내 기업·청년단체·봉사단체 등도 연이어 성금과 난방지원 물품을 기탁하며 나눔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시작된 ‘희망2026 나눔캠페인’이 홍성군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나눔의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11개 읍·면과 수많은 기관·단체·개인이 참여하는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난방비 지원 △위기가구 긴급구호 △주거환경 개선 △반찬·식료품 배달 등 취약계층의 겨울 생계 전반을 돕는 데 목적을 두고 추진된다.

각 읍·면 행정복지센터는 지역 단체들과 협력해 후원금을 모금하는 동시에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있으며, 모인 성금과 물품은 필요한 가정에 신속히 전달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연말 이벤트’를 넘어 한파기에 지역 공동체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생활 안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송년모임으로 이어지는 고향의 인연
한 해를 마무리하며 고향을 찾는 출향인 송년행사도 연말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재경홍동향우회(회장 이병일) 정기총회 및 송년회를 시작으로, 오는 5일 같은 장소에서 재경금마면민회(회장 백문기)가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 행사를 연다. 이어 13일에는 재경용봉초등학교동문회(회장 이영철)가 서울 구로구에서 송년회를 개최하고, 27일에는 3년 만에 재개되는 재경홍북읍향우회(회장 황선철) 창립 10주년 송년행사가 예정돼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활동하는 출향 단체들은 “고향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아 송년회를 열고 있으며, 행사 자리에서 고향 어르신과 이웃을 위한 기금 기탁이나 봉사 약속으로 나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백문기 재경금마면민회장은 “고향 홍성을 함께 추억하며 정을 나누고 화합하기 위한 송년행사는 출향인들에게 가장 행복하고 보람찬 순간을 선사한다”며 “고향 분들을 만나 고향 소식도 듣고, 고향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참석할수록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고향을 향한 마음만은 늘 한결같다”고 말했다.

황선철 재경홍북읍향우회장 역시 “고향의 어려운 이웃을 우리가 지키고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고향의 겨울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재경홍북읍향우회 창립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인데,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향우회가 고향과 향우들을 더 든든하게 연결하는 가교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함께 보내는 겨울”… 지역 공동체의 힘
이용록 홍성군수는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홍성군민들께서 나눔에 동참해 주신 덕분에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전할 수 있었다”며 “올해도 소외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따뜻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군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와 높은 물가로 모두가 어려운 겨울이지만, 김장김치 나누기와 성금 기탁, 난방 지원, 출향인 송년모임으로 이어지는 선행이 군민들 마음에 작은 난로가 되고 있다. 

나눔의 방식은 다르지만 ‘서로의 겨울을 지키자’는 뜻이 한데 모이며 지역 공동체의 힘이 다시 확인되고 있다. 나눔의 온정은 연말을 넘어 한파가 지속되는 겨울철 전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