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천토굴새우젓, 국가중요어업유산 사업 ‘실행 단계’ 돌입
국가중요어업유산 사업, 이제는 계획에서 실행으로 “이번엔 제대로” 상인들 명품화 의지 한목소리 모아
[홍주일보 홍성=한기원·김용환 인턴기자] 광천토굴새우젓 명품화 사업이 선언과 구상을 넘어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사업 로드맵과 연차별 추진 계획이 공개되면서, 광천토굴새우젓이 ‘전통 식품’에서 ‘관리되는 명품’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성군 해양수산과는 지난 11일 광천읍 토굴마을 광천토굴새우젓 홍보전시관에서 ‘국가중요어업유산 기본계획 수립 주민설명회’를 열고, 2026년부터 본격 추진될 명품화 사업의 세부 내용과 방향을 주민들과 공유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토굴새우젓 상인과 지역 주민 등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아토가 수행했다.
설명회에서는 이력관리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한 명품화 실행 로드맵이 제시됐다. 주요 내용은 △광천토굴새우젓 이력제 운영방안 컨설팅 △이력관리시스템 구축 △국가중요어업유산 교육·견학 프로그램 △명품화 브랜드 개발 등이다. 토굴의 전통적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안전성과 작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시설 정비 역시 중장기 과제로 단계적 추진이 검토된다.
가장 우선 추진되는 사업은 ‘광천토굴새우젓 이력관리시스템 구축’이다. 총 1억 2000만 원을 투입해 2026년 상반기 도입을 목표로 하며, 원재료 구입부터 숙성·보관·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고 부정 유통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군은 새우젓 입찰과 사입이 본격화되는 4월 이전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내년 1월부터 관련 컨설팅과 구축을 집중 추진할 계획이다.
현장의 상인들은 이번 사업을 광천토굴새우젓이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수연 ㈔토굴새우젓연합회장은 “이번에는 제대로 명품화를 해서, 광천이 품질 좋은 새우젓만 파는 곳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분명히 심어줘야 한다”며 “이번 국가중요어업유산 사업은 광천토굴새우젓이 반드시 변화를 만들어야 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또 “광천 새우젓은 품질 하나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한다”며 “이번 명품화는 광천 새우젓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가중요어업유산 관리의 원칙이 주민과 상인 중심임에도, 현장에서는 현실적인 부담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상인 고령화와 생산·유통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 행정적 관리까지 병행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신경진 토굴마을상인회장은 “이왕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된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제대로 살려야 한다”며 “초기에는 관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이후 자리를 잡으면 민간이 이어갈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군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명품화 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행정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미옥 해양수산과 팀장은 “상인분들 모두 명품화의 필요성과 방향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실행 과정에서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초기 단계에서는 군이 최대한 옆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홍주신문 909호(2025년 9월 18일자) 1면 <광천토굴새우젓, 명품화 시동 걸다> 제하의 보도에서 제기됐던 명품화 필요성은, 이번 주민설명회를 계기로 구체적인 실행 단계로 옮겨졌다. 광천토굴새우젓이 국가중요어업유산의 이름에 걸맞은 명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향후 사업 추진 과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