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개주차장 철거 반대 집회 확산

주민 “공론화 없는 일방적인 행정” 반발 “주차장 사라지면 중심 상권도 흔들린다”

2025-12-18     김용환 인턴기자

[홍주일보 홍성=김용환 인턴기자] 해가 구름 뒤에 가려진 아침, 붉은 피켓을 든 홍성군민들이 홍성군청 앞에 모였다. 차가운 날씨에도 주민들의 목소리는 군청 앞을 넘어 5일장을 맞은 홍성전통시장 일대까지 울려 퍼졌다.

홍성농업협동조합(조합장 박문수)은 지난 16일 오전 9시 30분 홍성군청 앞에서 홍성천 복개주차장 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민과 상인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복개주차장 철거 결사반대”, “복개주차장이 철거되면 홍성 중심 상권이 무너진다”, “주민 의견 무시하는 복개주차장 철거 즉각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후 군청에서 명동상가를 지나 복개주차장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집회는 홍성천 자연성 회복사업 추진과정에서 복개주차장 철거 방침이 구체화되자,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없이 행정 결정이 내려졌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총사업비 47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임에도 군민과 상인, 이용 주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점이 주민 반발의 핵심 이유로 꼽힌다.

주민들은 복개주차장이 전통시장과 명동상가, 인근 병·의원 이용객을 떠받치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장날에는 복개주차장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구조인 만큼, 철거가 현실화될 경우 중심 상권 위축은 물론 의료 접근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잇따랐다.

이날 집회에는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 인사들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복개주차장이 단순한 주차공간을 넘어 홍성읍 중심 상권의 기능을 유지해 온 핵심 시설이라며, 주민 동의와 실질적인 대안 없이 추진되는 철거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문수 홍성농협 조합장은 “추운 날씨에도 함께해 주신 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복개주차장 철거 문제는 군민 삶의 편의와 생존권이 걸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군민의 충분한 동의와 현실적인 대안 없이 추진되는 철거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홍성군은 홍성천 자연성 회복과 안전 확보를 이유로 TF팀을 가동하고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대체 주차 공간을 확보한 뒤, 오는 2028년 이후 복개주차장 철거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군은 총 1040면의 대체 주차 면수를 확보했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은 대체 주차의 접근성과 실효성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