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준 춤 원류를 잇다, ‘춤의 맥’ 성료

발표회·정기공연, 호평 이어져

2025-12-18     이정은 기자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지난 10일 오후 7시, 홍성문화원은 전통춤 공연 ‘춤의 맥’을 보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로 가득찼다. 이애주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승무보존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공연은 전통춤 근대화의 선구자이자 홍성의 대표 역사 인물인 한성준 선생과 한영숙, 이애주로 이어지는 한국전통춤의 맥을 잇고자 마련됐다.

이날 공연은 △1부, 한성준춤학교 예비교실 발표회 △2부, 이애주한국전통춤회 정기공연으로 구성됐으며, 이종화 충남도의회 의원, 최선경 홍성군의회 의원, 배상목 홍성문화원장, 최광돈 결성농요회장, 남문우 전 한성준기념사업회장, 임진택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등의 내빈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부에서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수업을 받아온 수강생들이 ‘한성준춤학교 예비교실’의 결과를 선보였다. 건강춤 수련반과 입문반은 권효진 승무이수자가, 중급반은 김연정 이애주승무보존회장이 지도했다. 먼저 건강춤 수련반의 ‘영가무도’와 입문반의 ‘본살풀이’가 하나의 춤으로 엮어 발표됐고, 다음으로 중급반의 ‘승무’ 공연이 이어졌다. 총 13명의 수강생이 그동안 닦아온 기량을 펼쳤으며, 두 지도자도 함께 무대에 올라 호흡과 결을 맞추며 공연의 깊이를 더했다.

정지현(53, 입문반) 수강생은 “전통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동작을 익히는 데 힘이 들었지만, 몸에 어느 정도 습득이 되니 평소 자세까지도 바르게 잡히는 것을 느꼈다”며 “좋은 선생님을 만나 춤을 배우고 이렇게 발표회까지 무사히 마치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승무이수자와 전수자가 무대에 올라 △예의춤·바라춤(임경희·이숙자·윤해경·이연실·안미아) △살풀이춤(윤영옥) △태평무(김연정) △승무(권효진·임경희·이숙자·윤해경·안미아) 등의 춤사위를 풀어냈다. 무대는 절제된 몸짓 속 강한 내면의 울림이 배어 있는 전통춤 특유의 미학으로 채워졌다.

박지훈 한성준 춤·소리연구소장은 “한성준·한영숙·이애주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예의춤과 바라춤을 준비하고, 세 분의 정신으로 이어져 내려온 살품이춤과 태평무 그리고 승무까지, 한국 전통춤의 핵심 흐름을 한자리에서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의미를 전했다.

김연정 이애주승무보존회장은 “3개월간 ‘한성준춤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통춤의 기본 정신과 마음가짐, 우리 춤의 기본 몸놀림을 함께 나누기 위해 많이 노력했는데, 홍성군민들께서 그 부분을 잘 이해하고 공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면서 “수강생 중에는 70·80대 어르신도 계셨는데, 너무 열정적으로 즐겁게 참여해 주셔서 오히려 저희가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저희 이애주문화재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홍성이라는 공간과 전통이라는 시간이 만나는 접점을 무대에 담아내고자 했는데,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진심을 관객분들이 알아봐 주신 것 같아 감사하고 뿌듯했다”며 소감을 전했다.

 

공연 내내 추임새를 넣으며 즐긴 오우열(서울시) 씨는 “이런 춤을 자신의 고장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홍성군민들의 큰 복”이라며 “전통춤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궁금해 찾아왔는데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나, 누구든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귀한 공연이었다”고 덧붙였다.

임희용(홍성읍) 씨는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은 손끝·발끝 하나까지 이어지는 섬세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며 “너무나 아름다웠고, 배우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애주한국전통춤회와 이애주승무보존회는 오는 2026년(2월~12월) ‘한성준춤학교’를 본격 운영한다. 수업은 입문반·중급반·건강춤수련반·전문가반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승무·살풀이춤·태평무·본살풀이·영가무도 등을 배울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이애주문화재단(041-631-5385, 010-6420-5351)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