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김 공장 없인 실효성 없어”
김 가공산업 특구 주민공청회 육상양식 경제성 확보가 관건
[홍주일보 홍성=김용환 인턴기자] 홍성군이 김 산업의 생산·가공·물류·관광을 연계한 ‘홍성 김 가공산업특구’ 지정을 추진하며 주민 공청회를 열고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공청회에서는 ‘홍성 김 가공산업특구 계획(안)’ 설명과 함께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으며, 육상 김 양식의 경제성 확보와 마른김 공장 병행 필요성이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군은 지난 23일 홍성군청 대강당에서 ‘홍성 김 가공산업특구 계획(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특구는 ‘광천읍·서부면 일대 21만 8845㎡(총 115필지, 약 6만 6200평)’를 대상으로 하며, 2026년부터 2030년 까지 5년간 추진된다. 총사업비는 국·도비와 군비, 민자를 포함해 약 472억 원 규모다.
계획(안)은 △서부면 궁리 일원에 육상 김 양식장 조성과 해상 김 양식 생산량 증대, 타지역 마른김 도입 네트워크 구축 등 ‘김 생산 인프라 조성’ △광천읍 일원의 김 스마트팩토리 조성, 가공업체 시설 현대화, 김 활용 가공식품 개발 등 ‘김 가공산업 최신화’ △수산식품 종합물류단지 조성, 김 홍보탑 건립, 김 축제 개최, 수산식품 문화체험관 조성, 글로벌 수출 지원 등을 포함한 ‘김 유통 및 마케팅 강화’로 구성됐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은 이기욱 건축공학박사가 좌장을 맡고, 김 산업 전문가 김종만·박영제 박사, 경제성 전문가 김동식 차장 등이 참여했다.
토론에서 광천해저김 고결 대표이사는 “육상양식이 실제 양산 가능한 단계인지, 기술 수준이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김 산업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단계까지 와있다”면서도 “육상양식은 수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와 설비·인건비 부담이 커 경제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라고 답했다. 육상양식의 핵심 조건으로는 수온 관리와 물 흐름, 빛, 영양 등 생산 여건이 언급됐다.
별식품 이성행 대표는 “마른김 공장 등 기반시설이 병행되지 않으면 특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특구 계획의 보완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필요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현재 특구 지정이 우선인 만큼, 지정 이후 종합계획과 연계해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토론에서는 원초의 안정적인 수급 대책 필요성도 주요 쟁점으로 논의됐다. 광천지역에는 김 2차 가공업체가 밀집해 있지만, 최근 원초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생산 기반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원초 생산 거점이 북상하는 흐름 속에서, 충남·경기 해역 등 인접 권역과의 협력이나 타 지역과의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원초는 수확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품질이 저하될 수 있어, 신속한 이동과 처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함께 언급됐다.
홍성군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반영해 특구계획(안)을 보완한 뒤, 중소벤처기업부에 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공청회 이후에도 29일까지 특구계획(안) 열람과 의견 제출이 가능하다.
이기욱 재단법인 한국자치경제연구원(RG&E) 공학박사는 “마른김 공장 필요성과 육상 김 양식의 역할, 특구에서 지향해야 할 제품 방향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며 “앞으로도 김 가공산업특구와 관련한 의견을 열어두고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