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녁과 마주한 시간들’ 홍성여중 5명의 양궁꿈나무

땀으로 쓰는 성장 기록, 다섯 번째 이야기

2026-01-29     이정은 기자

남모르게 흘린 땀과 노력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학생선수들이 있다. <홍주신문>은 다섯 차례에 걸쳐 지역 체육의 뿌리를 이루는 학교 운동부의 현황과 선수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씨름, 소프트테니스, 양궁, 수영, 태권도 등 종목별로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학생선수들의 모습과 지도자의 철학을 기록하고, 지역 체육의 의미와 미래를 함께 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홍주일보 홍성=이정은 기자] 김조순 선수와 이성진 선수를 배출한 홍성여자중학교 양궁부에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했다. 양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예비 중1 선수 2명과 1·2학년 선수 3명 등 총 5명의 학생선수들은 선배들의 전통을 잇는 동시에 자신들만의 가능성을 쌓아가며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 
 

■김다인 (예비 1, 30·40m)
홍남초 졸업을 앞둔 김다인 선수는 지난해 7월 중순 양궁을 처음 접했다. 김 선수는 “남동생이 먼저 양궁을 시작했는데, 재밌어 보여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됐다”며 입문 계기를 밝혔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묻자 “아직 잘 모르겠다”고 답한 김 선수를 대신해 신화수 코치는 “다인이는 인성이 바르고 묵묵히 훈련에 임하는 성실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선수는 양궁을 시작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기본 자세’를 꼽았다. 그는 “초반에는 자세가 잘 잡히지 않아 정말 힘들었다”며 “훈련을 마친 뒤 간식을 먹으며 TV를 보면 그날의 힘듦이 풀린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요즘 들어 자세가 많이 안정되면서 활을 잡는 느낌도 좋아졌다”고 현재의 변화를 전했다. 지난해에 출전한 충남학생체육대회는 김 선수에게 양궁부 입단 이후 첫 공식 대회였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30m 거리 위주로 집중력 훈련을 특히 열심히 했다”며 당시를 돌아봤다. 평소 미술과 만들기 등 손을 사용하는 활동에도 관심이 많다는 김다인 선수는 “기본 자세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 60m 거리까지 도전하고 싶고, 앞으로 메달도 많이 따고 싶다”며 양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승아 (예비 1, 30·40m)
김다인 선수의 친구인 김승아 선수는 “다인이가 같이 양궁을 해보자고 권해 체험을 해봤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입부 계기를 전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묻자 “힘이 좋은 편”이라고 답한 김 선수는 “처음 접해보는 운동이다 보니 활 시위를 당기는 것이 많이 힘들었다”며 양궁 입문 초기를 떠올렸다. 이어 “훈련이 힘들 때는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거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활을 처음으로 쐈을 때”를 꼽으며 “그때 기분이 정말 좋았고, 양궁에 더 큰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평소 바느질로 인형 만들기를 즐긴다는 김승아 선수는 아직 공식 대회 출전 경험은 없지만, “꾸준히 노력해 60m 거리까지 도전하고 싶다”며 “앞으로는 대회에서 메달도 많이 따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장인영 (1학년, 30·40·50·60m)
△제34회 충남학생체전대회 개인종합 1위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거리 2위

홍남초 3학년 때부터 양궁을 시작한 장인영 선수는 “양궁 체험을 해보고 재미를 느껴 양궁부에 들어오게 됐다”며 입문 당시를 떠올렸다. 자신의 장점으로 ‘끈기’를 꼽은 그는, 양궁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마음처럼 활이 잘 쏴지지 않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는 되레 윗몸일으키기 같은 체력 운동을 조금 더 하며 힘듦을 버텼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장 선수는 “메달을 수상했던 모든 순간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며 “기쁘고 뿌듯했던 감정이 함께했던 순간들은 오래 남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대회를 앞두고는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 체력 훈련을 강화하거나 집에서 고무줄 당기기를 따로 하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며 자신만의 준비 과정을 전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훈련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편히 쉬거나 충분한 숙면을 취하며 컨디션 관리에 힘쓴다고 밝혔다. 끝으로 장인영 선수는 “메달을 많이 따고, 훗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서윤 (2학년, 30·40·50·60m)
△제34회 충남학생체육대회 개인종합 3위

경기도에서 전학을 온 김서윤 선수는 당시 거주지에 위치한 양궁클럽을 통해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때부터 양궁에 입문했다. 그는 “8년정도 합기도를 해왔고 전국 랭킹 1위까지 올랐지만, 부상이 심해 그만두고 아버지의 권유로 양궁을 시작했다”며 계기를 전했다. 이어 자신의 장점에 대해 묻자 “운동을 오래해서 그런지 신체 밸런스가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또, 김 선수는 “양궁으로 종목을 바꾼 뒤 한동안 불안증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코치님과 감독선생님의 지도 속에 점차 극복해 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좋아하는 아이돌(보이넥스트도어)의 영상을 보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힘듦을 털어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처음 출전한 양궁대회와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던 날”을 꼽으며,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나만의 자세를 완성하는 것이 단기 목표이고, 장기적으로는 점수를 꾸준히 올리고 싶다”며 열의를 보였다.
 

■윤예진 (2학년, 30·40·50·60m)
△제5회 충남협회장기대회 개인종합 3위
△제34회 충남학생체육대회 개인종합 2위

윤예진 선수가 양궁에 입문하게 된 과정은 다소 이례적이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무렵, 당시 홍북초에 재학 중이던 그는 교내에 양궁부가 없어 별도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윤 선수의 어머니가 직접 홍성여중에 “양궁을 배울 수 있는지”를 문의했고, 이를 계기로 입부가 이뤄졌다. 신화수 코치는 “이러한 경로로 선수가 합류한 사례는 없었으나, 당시 양궁부 인원이 많지 않았고 윤 선수가 기본적인 소질을 보인 점을 고려해 입부를 허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신의 장점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한 윤 선수를 대신해, 신 코치는 “앞팔 기능이 좋고 슈팅 타임이 짧으며 뛰어난 집중력이 예진이의 무기”라고 평가했다. 윤 선수는 가장 힘든 점으로 “육체적으론 딱히 없으나, 정신적인 피로가 종종 느껴진다”며 “그럴 땐 이것저것 손으로 만드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전했다. 또, 대회를 앞두고는 “일주일 전부터 충분한 수면을 취하며 컨디션 관리에 신경 쓴다”고 밝혔다. 윤 선수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꾸준히 노력해 올해 소년체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고 싶고, 성인이 된 이후의 진로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솔직하게 답했다.

▲신화수 코치
홍성여자중학교 양궁부는 1973년 창단돼 52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양궁부에는 예비 1학년 2명을 포함한 총 5명의 학생선수가 소속돼 꾸준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선수들은 평일 3시간 30분 동안 △밴드 스트레칭 △빈활 당기기 △단거리 자세 교정 연습 발사 △30m·60m 거리 연습 발사 등의 훈련을 진행하며, 주말에도 같은 시간 동안 △당기기 훈련 △단거리 연습 발사 △60m·50m·40m·30m 기록 발사 등으로 경기력을 다지고 있다. 겨울방학 동계훈련 기간에는 체력과 코어 강화, 기술 훈련에 중점을 두고 훈련이 이뤄지며, 경기 시즌(4~8월)에는 전지훈련과 함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추가로 운영된다.
신화수 코치는 2004년부터 21년째 홍성여중 양궁부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성장기 선수들에게 완벽한 기술을 강요하기보다 각자의 특성을 살려 자기만의 기술을 갖춘 ‘슈팅 로봇’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수와 지도자 간의 따뜻한 마음의 교류와 믿음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과 체력을 기르기 위해 힘든 과정을 오랜 시간 묵묵히 견뎌온 만큼, 앞으로 삶에서 어려운 순간을 마주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강한 정신력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며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조순, 이성진이라는 거목을 길러낸 홍성여중의 사로(射路) 위에서, 이제 다섯 명의 소녀들이 자신만의 화살을 쏘아 올리고 있다. 비록 서툴고 힘겨운 순간도 있지만, 과녁을 향해 묵묵히 시위를 당기는 이들의 땀방울은 머지않아 충남을 넘어 대한민국 양궁을 밝히는 찬란한 결실로 돌아올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