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이 내 것 같아요 < 11 >
주민기자가 쓰는 청소년소설
2013-06-17 한지윤
"너 반항하는 거야?"
갑자기 볼에서 불꽃이 튀었다. 불시에 당한 일격이라 이빨까지 얼얼했다. 끄떡하면 따귀 때리고 툭하면 빠따치는 사람들이 폭력은 절대 안 된다니. 현우는 어이가 없었다. 하는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이 자식. 정신 차리려면 아직 멀었어. 지난번에도 너희 아버지가 하도 사정 하길래 봐주었더니 아주 개차반이군. 이번엔 절대 용서 못해. 선생님들이 무슨 허수아빈 줄 알어? 내일 아버님께 학교에 나오시라고 해."
얼굴이 시뻘개져서 혼자 소리치던 도날드는 분을 못 이기겠다는 듯 씩씩거리며 교무실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안달복달해봐야 버스는 떠난 것.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하니 현우는 차라리 마음이 편했다.
'에잇! 왕순형한테나 가봐야겠다.'
그는 발길에 구르는 돌멩이를 차며 교문을 나섰다.
"따르릉"
"네, 동광가스입니다."
"여보세요. 거기 가스집이죠?"
"네, 말씀하세요."
"여기 128번지 2혼데요. 가스 한 통 배달해 주세요."
"128번지 2호요?"
"네, 파란 대문집이에요."
"네, 알겠습니다."
"빨리 갖다 줘요. 밥 짓는 중이니까요."
'제기랄! 미치겠군.'
사람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유난히 주문이 많이 쏟아져 들어왔다.
'병일이 이 자식 나타나기만 해봐라.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을 테니.'
요즘 애들은 도대체 버릇이 없다. 야단도 안치고 월급도 다른 집보다 신경 써서 줬는데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하루 종일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왕순은 진이 다 빠져버린 것 같았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