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돕는 것 자체가 즐거움"
광천읍 옹암리 이재석 씨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수상
2013-07-08 이수현 기자
한적한 옹암리 노동마을에서 양녀로 삼은 막내딸과 함께 사는 이재석(79) 씨. 최근 한민족평화통일단체총연합에서 수여하는 대한민국 경로복지실천운동대상 자랑스러운 한국인상을 받았다. 60년 전 시집와 아들 넷을 두었지만, 수녀님의 소개로 딸을 삼아 그녀가 공부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며 헌신적인 삶을 살았다. 부모가 없는 고아원 아이 셋을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10만원씩 후원하며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이 됐다.
"주변의 어려운 일을 보면 그냥두지 못하는 성격이에요. 별로 대단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부끄럽습니다. 남에게 베풀고 나누는 일이 제게는 행복 그 자체에요. 남을 돕는 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요. 그래서 나누는 일을 죽을 때까지 평생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이 씨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들 넷이 모두 서울에서 은행지점장, 여행사운영, 오파상, 사립학교교사로 모두 잘 살고 형제간에 우애가 깊어 한번 싸운 일 없이 화목하게 지낸답니다. 막내딸이 함께 있어주어서 노후에 외롭지 않게 지내요. 딸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딸아이가 어릴 때는 예쁘게 커가는 모습을 보며 즐겁게 살았는데 이제는 서로 의지하며 함께 살고 있으니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니지요?"
이 씨는 방송국에 나가 나아준 부모를 찾도록 돕기도 했지만 부모를 만나는 일은 그리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딸이 몸이 좋지 않아 병원신세를 졌을 때도 딸의 손과 발이 되어 간병을 했다고 한다. 이 씨는 하나의 명함에 다섯 개의 직함을 적을 정도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광천 새마을 부녀회 회장, 광천 여성 노인회 회장, 홍성 노인 농악 오락부장, 전주이씨 광천 부녀회장, 평화통일 자문위원회 홍성군 지회장 등을 맡아보고 있다.
동네 궂은일 마다하지 않고 마을의 일을 척척 해내는 이 씨를 이웃들은 한결 같이 인정 많고 사랑이 넘치는 분이라고 칭찬했다. 특히 아이들을 좋아해서 손주 같은 아이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신발이며 옷이며 맛있는 것들을 나눠준다고 한다. 한때는 사람을 너무 믿은 탓으로 고덕에 있는 아파트 건축에 10채 값을 투자해달라고 해서 남편의 퇴직금으로 투자를 했는데 부도로 인해 단돈 10원도 찾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마음을 비우고 늘 베풀고 현실에 맞게 살아오니 그때의 힘든 일은 별것도 아니더란다. 이 씨는 욕심을 버리고 남을 도우며 소소한 즐거움으로 인생을 살면 웃을 일만 생기게 되어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여가생활로 북과 장구, 하모니카, 아코디언 등 못 다루는 악기가 없을 정도로 악기연주를 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 씨는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노래를 하모니카로 멋지게 연주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