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AB지구 주변 날벌레 극성
야간 차량 무차별 달려들어
인근주민 불도 못 켜고 생활
날이 더워지면서 천수만AB지구와 간월호 인근 깔따구가 대량으로 번식해 인근에 주민과 천수만을 찾은 관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관광객 등에 따르면 천수만 간척지 내 수로에서 산란한 깔따구가 차량이나 인근 민가의 불빛을 보고 무차별적으로 달려들고 있어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
깔따구는 지역의 환경조건이나 오염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동물의 하나로, 4급수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천수만은 논과 담수호로 이뤄져 있어 물이 풍부하고 개펄 등지에서 형성된 풍부한 유기물 덕분에 깔따구의 서식에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발생하는 깔따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밤이 되면 제대로 불을 켤 수도 없고 외출하기도 어려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을 지나가는 차량들도 불빛을 보고 달려드는 깔따구 때문에 차량 앞유리가 전면을 볼 수 없을 정도여서 사고 위험 마저 안겨주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최영춘(79·서부면 궁리) 씨는 "해수욕철이 끝날 때까지 깔따구가 설치는데 한창 심할 때는 차량 앞에 까맣게 달라붙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말도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김동신(60·서부면 궁리) 씨는 "아침에 죽은 깔따구를 쓸어내는 것도 일"이라며 "밤에는 불도 못 켜고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인데 근본적인 대책이 없이 형식적인 방역만 한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서부면 관계자는 "아침, 저녁으로 방역을 하고 있으며 깔따구 피해가 심한 곳에는 방역 시간을 늘리고 있으나 워낙 깔따구가 많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남상호 대전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깔따구는 다소 오염된 환경에 서식하기에 오염원을 제거하는 등 주위 환경을 정리해 서식환경을 제거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