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못쓰는 '내포 홍성고'
■ 교육여건 어떻게 악화되나
100m 코스 확보도 어렵고 학생 증가 기숙사는 제자리
통학 등 교통 불편도 우려 환경개선 대책 수립 절실
내포신도시로 이전이 확정된 홍성고등학교의 신축부지가 대폭 줄어들면서 교육 환경악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과 학부모, 동문 등에서는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는 홍성고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성고등학교는 지난 2011년 11월초 중․장기 발전추진위원회 2차 모임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해 '명품 홍고'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내포신도시로의 이전을 결정했다. 당시 홍성고는 최소 2만8000㎡의 학교 부지를 요구했으나 충남도는 교과부 신설학교 설립 기준의 최소 면적을 넘는 1만4000㎡ 제안해 큰 차이를 보여 이전 결정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던 중 대안으로 홍성고 이전 부지에 인접한 내포신도시 내 근린공원 체육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하고 이전이 확정됐다.
홍성고 이전 부지면적은 5만4611㎡의 현재 학교부지의 30%인 1만5739㎡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운동장의 경우 현재의 1/6 수준으로 줄어들어 직선 100m 코스도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고등부 정구부의 훈련장소로 사용할 정구코트도 내포신도시로 이전할 경우 설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열악한 교육시설을 해결하기 위해 충남도는 고등교육법 2조의 규정에 따라 홍성고 이전부지에 인접한 근린공원에 체육시설을 조성하고 주민들과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근린공원에 농구장과 배구장 각각 1면, 족구장 2면, 100m 직선코스, 철봉 및 평행봉 등의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야구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이 들어설 예정인 체육공원에 테니스장을 조성해 주민들과 공용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용시설인 탓에 주민들이 해당 시설을 사용할 경우 수업시간과 학생선수들의 훈련에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민원 등으로 휴식시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기 어려운 등 제약 조건이 많아 교육시설로 활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숙사 수용율도 크게 저하된다. 기숙형 공립고등학교인 홍성고는 현재 240명 정원의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포신도시 이전이후 현재 24학급 749명에서 37학급(특수 4학급 포함) 1065명으로 학생수가 42% 늘어나는 반면 기숙사 정원은 동일해 기숙사 수용능력이 현재의 32%에서 22.5%로 9.5%p 떨어지게 된다. 이는 기숙형학교의 면모를 위축시켜 다른 지역 우수한 학생유치에 어려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이후 통학문제와 교통난 심화도 우려된다. 그동안 근거리에 위치해 걸어서 등교를 하던 학생들이 이전 후에는 어쩔 수 없이 버스 등을 활용해 통학해야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내포신도시 학교까지 운행버스가 많지 않고 늦은 시간에 하교할 때는 이마저도 이용할 수 없어 학부모들이 이른 아침과 늦은 밤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져야 하는 불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통학버스 운행 요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홍성고 이전부지 인근에는 내포초와 내포중이 같은 왕복 2차로 도로를 사용하고 있다. 이 도로는 진출입에 제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도로가 곡선으로 휘어 있어 통학차량들의 교통난이 예상된다. 또한 110명으로 늘어나는 교직원의 수에도 턱 없이 못 미치는 65면(지상 15면, 지하 50면) 주차공간 밖에 확보하지 못해 교직원과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는 물론 주말에 등교하는 방송통신고 학생들의 주차에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