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배려' 자세로 25년 참봉사… 당찬 '나눔 지도자'

[홍주초대석] 양희권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충남·세종)지구 총재

2013-12-06     이석호 기자

어렵고 힘든시절 보내 나눔 더 애틋
척추병·백내장 환자 무료시술 지원
임기내 홍성에 지구회관 건립 노력
실질적 도움주는 맞춤형 봉사 펼터

봉사는 누구도 할 수 있다지만 누구나 하는 것은 아니다. 봉사는 남을 위해 나를 버려가며 혼신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은 게 봉사다. 우리나라 치킨업계의 대명사로 성공신화를 쓴 '페리카나'의 양희권(58) 회장이 지난 7월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6-F(충남․세종)지구 총재를 맡아 또 한번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양 총재는 가정 형편 때문에 몸으로 때우는 일은 해보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을 보내기도 했지만 특유의 뚝심과 당참으로 견디고 극복해 '뚝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그런 양 총재가 이제는 봉사에서 뚝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양희권 총재를 만나 인사를 나누는 순간, 80년대 TV에서 흘러나왔던 CM송이 입가에 맴돌았다. '페리카나 치킨이 찾아왔어요~ 정말 맛있는 치킨이 찾아왔어요~'. 당시 잘나가던 개그맨 최양락 씨가 출연한 광고는 많은 어린이들이 따라 불렀던 인기(?) 곡이기도 했다. 우리 지역 출신이라는 친근감이 있어서 인지 인터뷰는 동네 형님과 동생이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다음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피력해 나가는 모습에서 지도자의 모습도 비쳐졌다. 양희권 총재는 인터뷰를 진행한 1시간여 동안 봉사 이야기로 입에 침이 말랐다.
"봉사는 얼마나 많이 주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얼마만큼 사랑과 정성이 깃들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많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사랑하고 실천하는 것이 봉사입니다."
인터뷰 첫 마디부터 양 총재가 지닌 봉사에 대한 마음가짐이 이집트의 피라미드처럼 견고하게 틀이 잡혀 있음을 짐작케 했다.


- 라이온스 충남지구 총재로 취임한지 5개월이 됐습니다. 그동안 무척 바빴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정말 바쁘게 지냈습니다. 눈 코 뜰새 없다는 이야기를 실감할 수 있었어요. 계절별로 다르게 봉사를 해야 하고 또 라이온들의 화합을 위한 자리에도 참석해야 하니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에요. 충남․세종지역의 봉사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늘 즐거운 마음으로 현장을 쫓아 다녔습니다. 5개월 동안 봉사현장을 찾아다닌 것이 12만㎞가 넘어요. 앞으로도 주어진 임기동안 4450명의 충남․세종 라이온들과 함께 참봉사를 실천하는데 매진할 것입니다."
- 봉사에 대한 평소 소신이 궁금합니다.
"25년간 봉사를 하다 보니 봉사가 몸에 배어있습니다. 또 늘 봉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투철합니다. 찌뿌둥했던 마음도 봉사를 하고 나면 뿌듯하고 희열을 느낍니다. 이제 봉사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전시성 봉사가 아닌 변화된 봉사를 해야 합니다. 섬김, 배려, 나눔의 자세로 지역에 맞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하고 각 봉사단체가 연합해서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맞춤형 봉사를 해나갈 것입니다."
- 대전과 분리돼 충남지구의 연륜이 짧은데 운영 방향은 무엇인지요.
"참봉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Go Together 모두 함께'라고 슬로건을 정했습니다. 저는 어렵고 힘든 시절을 보냈기에 나눔과 봉사에 대해 더욱 애틋합니다. 25년간 사랑과 열정으로 행한 봉사를 밑거름 삼아 실천하는 라이온상을 정립시키고 지역사회와 함께 꿈과 희망을 펼치는 봉사를 실현할까 합니다."

- 총재로서 다른사람과는 마음가짐이 다를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총재라는 자리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지 직위를 받은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직위라 생각하면 회원과의 소통이 안돼 불신과 불만의 요인이 됩니다. 충남지구도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고 이끌 것입니다. 잘못된 생각을 바꿔놓고 모든 사항을 투명하게 처리하는 풍토를 만들어 놓은 뒤 퇴임할 것입니다. 역사에 흘러가는 사람이 아닌 기록에 남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봉사라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소외계층들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환한 웃음을 주겠다는 생각입니다. 지구내 15개 시군의 척추병환우 75명이 대전 우리병원에서 무료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백내장 환자 50여명에게 밝은 세상을 안겨주기 위해 수술비 전액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문화가정이나 독거노인 돕기, 사랑의 집고치기 운동 등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소년소녀가장돕기, 사랑의 연탄나누기, 김장봉사 등 지역민과 호흡하며 사랑받는 라이온스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 국제 사회의 취약계층을 돕는 봉사도 생각하고 있는지요.
"라이온스는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입니다. 인도주의적 봉사의 일환으로 중고 생필품 모으기 운동을 전개해 수집된 물품을 해외에 전달할 계획입니다. 태풍피해를 입은 필리핀에 70만 달러를 보냈으며 앞으로 의류 등을 수집해 추가로 보낼 예정입니다. 어려운 국가와 자매결연을 맺어 지원도 할 생각입니다."
- 충남지구 회관을 홍성에 건립한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대전지구와 충남세종지구가 분리되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지구운영을 위해서는 지구 회관이 필요합니다. 이는 나 뿐만 아니라 지구 회원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라 생각됩니다. 지구 회관은 임기 내에 매듭을 지을 것입니다. 현재 홍성읍내에 회관을 마련하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회관에는 지구 사무실과 더불어 연간 1만~2만명이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연수원도 갖출 계획입니다. 지구회관 건립을 위해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쾌척하고 있어 전망이 밝습니다. 저도 1억원을 내놓았고요."

- 화제를 조금 돌려볼까요. 페리카나는 우리나라 치킨업계의 대명사로 성장했습니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별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그저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우연히 눈에 띤 프랜차이즈 사업을 치킨에 접목시킨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일까요. 어린 시절부터 여러 가지 일을 해본 경험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눈을 얻은 덕택이지요. 조류독감 등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위기나 변화에 대비할 방어책을 생각해 둔 것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이 됐고 지금을 있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모든 일에 원칙을 중시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업에서도 원칙적인가요.
"저는 변칙을 싫어합니다. 모든 일을 하면서 원칙을 지키지 않고 변칙으로 처리했다면 현재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치킨 소스를 만들때 방부제가 들어간 재료를 쓰면 보관기간도 길어지고 수익성 면에서도 더 좋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국민 건강을 생각한다면 신선한 재료를 써야하는 게 원칙입니다. 지금도 신선한 재료만을 고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원칙과 원리는 저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고향인 홍성읍의 명예읍장도 맡고 있지요. 활동폭이 큰 것을 알고 있는데.
"주민들의 욕구가 날로 커져 가고 있어 행정기관에서 민원을 모두 해결해 주기에는 힘이 부칩니다. 행정에서 지원하는 민원서비스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현안 해결에 대해 지역주민과 서로 상의하고 논의하면서 고향이 잘되고 발전될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개인적으로 고향인 홍성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홍성은 역사 깊은 고장이어서 역사문화의 인프라나 활용도가 많습니다. 역사 위인들도 많이 배출했고요. 여건을 다듬어서 좋은 고장을 만들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습니다.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생각하기 이전에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캐네디의 말처럼 고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홍성을 비롯한 충남지역을 위주로 생활하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고요."
- 지역 주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청 이전으로 충남의 중심이 된 홍성을 행복하고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합니다. 나라는 부강해지는 반면 소외계층은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늘진 곳을 살펴보며 모두가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모두가 잘사는 고장을 만드는데 지역 주민들이 한데 힘을 모으고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변칙을 썼다면 이자리까지 못왔을 것
               
  원리와 원칙은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

■ 양희권 총재는 누구인가
1954년 홍성군 홍성읍 소향리에서 태어났으며 뒤늦게 대전대와 고려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만학도다. 우리나라 대표 치킨인 (주)페리카나 대표이사와 척추전문 대전우리병원 이사장, (주)에딘버러 컨트리클럽 회장, (주)현대모비스 회장, (주)PNF 회장, (주)동양정공 회장을 맡고 있다. 대전시 새마을회 회장과 골프협회장, 충남 승마협회장, 민주평통 자문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대전사랑시민협의회장 당시 펼친 지역사랑 운동은 전국에서 벤치마킹이 줄을 잇는 롤모델이 되고 있다. 현재 타지키스탄 명예영사로도 활동 중이며 대통령 표창을 비롯한 다양한 수상 경력도 지니고 있다. 부인 송영미 여사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1959년 한국 창립 세계 4위 회원국
■ 국제라이온스협회는
국제라이온스협회는 시카고 출신의 사업가 멜빈 존스라는 미국인에 의해 창설됐다. 사업가들의 사교모임인 비즈니스 클럽 회원이었던 멜빈 존스는 비즈니스 클럽이 사업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과 세계 인류 발전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생각은 비지니스 클럽 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멜빈 존스와 클럽 회원들은 미국 내에 있는 유사한 단체와 함께 그들의 생각을 펼쳐 나갈 것을 다짐하고 1917년 6월 7일 최초의 조직 총회를 갖게 된다. 명칭은 멜빈 존스의 제안에 따라 '라이온스클럽 협회'로 결정하고 같은 해 10월 텍사스주 달라스시에서 연차대회를 개최했다. 라이온스클럽은 1920년 온타리오주 윈저시에 캐나다 라이온스클럽을 조직함으로써 국제 단체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멕시코와 쿠바에도 클럽들이 조직되면서 1927년 라이온스클럽은 1183개에 회원 수는 6만명에 달하게 된다. 동양에서는 1927년 일본에 최초의 클럽이 탄생했다. 라이온스협회는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현재는 전 세계 206개국에 4만6000여개 클럽, 134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비정부기구 봉사단체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9년 창립된 이래 40년 만에 1400개 클럽, 6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세계 제4위의 회원국으로 발전했으며 인도주의적 봉사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