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은 가고 희망아 솟아라

■ 홍성인근 해돋이·해넘이 명소

2013-12-27     서용덕 기자


간월호 붉게 물들이는 노을 장관
홍성 백월산 올라 새해소원 빌고
일출·일몰을 동시 보고 싶다면
서천 마량포구·당진 왜목마을로
떡국나눔 불꽃놀이등 축제 만끽


한 해가 서서히 저물어 간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전국의 해넘이 명소에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동해에서 솟아올라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를 보며 감상에 젖어든다. 또 떠오르는 첫 해를 보며 희망찬 미래를 세우려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진다. 매일 뜨고 지는 해지만 새해의 첫해는 그 자체로 설레임을 가져다준다. 계사년 한 해를 차분하게 마무리하고 갑오년을 힘차게 맞을 수 있는 해넘이·해맞이 장소를 소개한다.


◇서부면 궁리포구=천수만은 홍성과 서산시, 태안군 등에 걸쳐 있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다. 겨울이면 40여만 마리의 철새가 모여드는 철새들의 낙원이다. 철새가 일제히 날아올라 들녘 전체를 뒤덮는 새들의 군무는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철새 탐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후 4~6시로 해질녘 즈음이다. 철새들의 아름다운 군무도 장관이지만 노을이 간월호를 붉게 물들이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이글거리는 해가 한반도를 가로질러 이윽고 서해안에 도착해 그 뜨거운 몸을 서해 바다 속에 던져 수평선으로 사라지는 그 모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관을 이룬다. 바다에 가라앉은 해가 남긴 기운이 어려 붉게 물든 하늘의 아름다움도 낙조를 보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준다. 이곳에서는 겨울별미인 새조개와 다양한 제철 해산물도 즐길 수 있다.

◇홍성 백월산=월산이라고 불리는 백월산은 높이 394m로 홍성읍에서 서쪽으로 약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홍성의 진산이다. 산 정상에 오르면 서해가 한눈에 보이며 동편으로는 멀리 삽교 평야와 봉수산을 지척에서 보는 듯 바라볼 수 있다. 매년 새해 첫날 백월산 정상에서 군민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로 영신고천대제가 열려 많은 군민들이 찾는 해맞이 명소다.

◇당진 왜목마을=왜목마을은 일출과 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해양수산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어촌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은 해안이 동쪽을 향해 왜가리 목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고 인근 남양만과 아산만이 내륙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지형적 특성으로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다. 해넘이는 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도를 중심으로 이뤄지며 불타는 태양이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검붉게 물들인 뒤 꺼지는 장관을 보여준다. 장엄한 동해의 해돋이와는 달리 왜목마을의 일출은 서정적이며 소박한 분위를 보여준다. 해돋이는 장고항의 용무치와 국화도 사이에서 볼 수 있다. 31일 해넘이 감상을 시작으로 노래자랑, 댄스경연대회, 불꽃놀이 등의 다양한 행사와 새해 첫날인 1일에는 해돋이 감상을 비롯해 떡국 나눔 행사가 열린다.


◇서천군 마량포구=서천군 서면 마량포구도 일출과 일몰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해돋이는 해가 남쪽으로 많이 기우는 동짓날을 중심으로 50여일 전후에만 볼 수 있다.
마량포구의 동백정에서는 서남쪽으로 기우는 낙조를 볼 수 있으며 선착장에서는 동남쪽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있다. 올해에는 31일 '2014 마량포 해넘이․해돋이 축제'가 열려 일몰감상, 달집태우기, 노래자랑 등이 열리며 갑오년 첫날인 1일에는 불꽃 쇼와 함께 소망기원 풍선 날리기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펼쳐진다.
특히 이곳은 춘장대해수용장, 홍원항 등 인접한 연계관광지가 풍부하다. 홍원항을 비롯한 이 일대의 앞바다는 해산물이 풍부해 낚시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며 겨울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금강하구둑과 한산모시타운 등이 가까워 가족단위 여행지로도 좋다.

◇서산시 간월암=천수만 일원에 자리한 간월암도 빼놓을 수 없는 일몰 명소 중 하나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왕사였던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만공대사가 중건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달빛을 보고 득도했다 해서 간월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작은 섬에 암자 하나가 간신히 터를 잡고 있어 바다에 가운데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곳이다. 만조 때는 섬이 됐다가 간조에는 물이 빠져 육지와 연결되는 길이 열리는 진귀한 모습을 연출한다. 간월암은 망망대해를 가르는 어선들의 행렬 등 이색적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해질녘의 일몰은 장관이다. 낙조는 절 안에서 보기보다는 뭍에서 바라보는 해넘이가 압권이다. 절과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나무 뒤로 펼쳐지는 낙조는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듯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서용덕 기자